전설적인 혁명가인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를 체포했던 볼리비아의 가리 프라도 전 장군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살해 음모를 수사 중인 당국에 19일 소환됐다.

　올 4월 산타 크루스 시장선거에 출마한 그의 아들도 소환됐다.

　프라도 전 장군은 2009년 4월 경찰 습격으로 숨진 볼리바이계 헝가리인 에두아르도 로스사와 암호화된 이메일을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볼리비아 당국자는 로스사와 2명의 외국인들이 반(反) 모랄레스 세력이 장악한 동부 산타 크루스주(州)에서 분리주의 극우 민병대를 창설하는 데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로스사 등이 숨진 뒤 자신을 노린 살해 음모가 좌절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라도 전 장군은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으며 당국의 신문을 위해 자신의 고향인 산타 크루스에서 수도인 라파스로 오는 것도 거부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소환직전 현지 라디오방송에 출연,로스사가 외국 기자라며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접촉한 게 전부라며 “나는 (반정부) 세력과 어떤 관련도 없다”라고 주장했다.또 로스사를 안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로스사는 1967년 체 게바라 체포 당시 내 연루 사실에 관해 물어보려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프라도 전 장군은 체 게바라 체포 당시 순찰대를 지휘했던 인물이다.

　그의 아들도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볼리비아를 떠들썩하게 만든 로스사 사건은 주요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모랄레스 정부는 산타 크루스의 주요 야당 지도자들이 음모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해왔으며 야당 지도자중 한명인 브란코 마린코비치는 로스사측에 돈을 댔다는 사실을 전 측근이 검찰에 진술하면서 연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마린코비치 측은 이같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모랄레스 정부는 지난해 12월 재선거가 끝난 뒤 마린코비치가 소유한 토지를 몰수한 바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내달 4일 열리는 전국 시장·주지사 선거에서 동부지역내에 영향력을 굳히기를 희망하고 있다.그러나 동부지역의 부유한 농장주와 영농인들은 휴경지를 몰수해 가난한 농민들에게 나눠주려는 모랄레스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라파스<볼리비아>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