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부족ㆍ체격 열세에 눈물

경험 부족ㆍ체격 열세에 눈물

입력 2010-07-30 00:00
수정 2010-07-3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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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에 도전한 20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이 결국 독일의 벽에 가로막혔다.

한국 대표팀은 30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보훔에서 끝난 2010 FIFA U-20 여자 월드컵 4강 경기에서 개최국 독일에 1-5로 완패했다.

앞서 4강에 오르는 동안 보여줬던 태극낭자들의 빼어난 경기력은 아쉽게도 이날은 이어지지 못했다.

물론 여자축구의 저변 등 객관적 전력을 고려하면 독일은 넘기 어려운 큰 산이 분명하다.

A대표팀의 성적을 기준으로 FIFA가 산출하는 여자 랭킹에서 독일은 2위, 한국은 21위다.

독일은 이 대회에서도 2004년 우승을 차지했고, 두 차례(2002, 2008년)나 3위에 오른 강팀이다.

이번에는 개최국의 이점까지 안은 독일은 8강전을 한국보다 하루 먼저 치러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하루 더 벌었다는 점 등 유리한 면이 많았다.

이날 한국 대표팀이 대패한 원인은 경험 부족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독일 대표 선수들은 프로 리그에서 뛰지만 한국은 대학 재학생이 대부분이다.

한국 대표팀은 체격 조건과 힘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 우리만의 장기인 패스 게임으로 승부를 거는 요령이 아직 몸에는 배어 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독일은 이날 두 골을 보태 5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9골로 득점 선두를 내달린 스트라이커 알렉산드라 포프(174㎝)를 비롯해 미드필더 킴 쿨리크(176㎝) 등 대부분 선수의 키가 170㎝를 넘는다.

선발 출전한 11명의 평균 신장은 171.2㎝로 한국 선수(164.9㎝)보다 6㎝이상 컸다.

독일은 장신을 활용한 긴패스와 측면에서 올리는 크로스 등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반면 태극낭자들은 독일 선수들을 막다 힘에 부쳐 패스 플레이를 살려가지 못했다.

비가 와서 그라운드 상태가 미끄러웠던 탓에 경기 초반 적응에 애를 먹었고, 일찌감치 실점을 하면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동안 골문을 든든히 지켜온 골키퍼 문소리(울산과학대)가 전반 26분 쿨리크에게 내준 추가골 등은 ‘막아낼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심판의 골아웃 사인이 없었는데도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공을 손으로 잡아 페널티킥을 내준 정영아(울산과학대)에게서도 경험 부족은 잘 드러났다.

하지만 척박한 환경에서도 4강까지 올라 독일과 결승 진출을 다툴 수 있었던 점이나, 주전 스트라이커 지소연이 상대 수비진을 농락하면서 득점을 만들어내는 장면 등은 한국 여자축구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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