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춰 협상..납치 선박 유지비 부담
소말리아 해적들이 납치 선박 ‘떨이’에 나섰다.세이셸 제도에서 인도에 이르는 인도양 동남부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해적 집단은 몸값을 낮춰 선사(船社)와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겠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협상이 오래 걸리면 납치한 배를 지키고 납치 선원들을 먹이고 재우는 비용이 치솟는다는 이유다.
선박 납치로 수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이 해적 집단은 너무 많은 배를 억류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고 한다.
현재 30척이 넘는 배를 납치해 억류하고 있다는 이들 해적 집단 조직원 후세인은 “몸값이 너무 비싸면 협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몸값 인하는 ‘박리다매’ 개념도 포함된다.
압둘라히라는 해적은 “납치한 배를 오랫동안 잡아두고 싶지 않다”면서 “돈을 적게 받더라도 납치한 배를 빨리 넘겨주면 더 많이 납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선박은 평군 150일 동안 억류되어 있다가 풀려난다.
그러나 ‘떨이’ 대상은 ‘돈이 안 되는 선박’이다. 몸값이 비싼 화물선은 인하 대상이 아니다.
후세인은 “다른 배들을 유인해 납치하기 위해 이용했던 배들에 대한 몸값만 낮춘 것이다. 돈을 벌어다 준 이런 선박은 공짜로 풀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해적들은 납치한 선박을 이용해 또 다른 선박을 납치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한편 몸값 인하가 이슬람 무장 반군 알 샤바브와 관련이 있지 않으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부터 해적 집단은 알 카에다에 충성하는 알 샤바브에 몸값의 20%를 바치기로 하는 등 공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압둘라이는 “알 샤바브는 몸값을 내리든 올리든 20%를 받는다. 이번 인하 결정은 알-샤바브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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