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살 운동가의 목숨 건 단식에 반부패방지법 마련 약속
70대 반부패 운동가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이 마침내 인도 정부를 움직였다고 BBC 방송 등 외신이 9일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반부패 운동가 아나 하자레(72)는 만모한 싱 총리로부터 강력한 부패방지법안을 6월말까지 마련해 7월 국회에서 심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후 9일 오전 96시간만에 단식투쟁을 끝냈다.
인도 정국은 계속된 부패 스캔들로 지난 몇달간 혼란이 계속됐다.
전직 통신부 장관이 사업권을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는가 하면 전사자 부인용 주택을 공직자들이 대거 분양받은 것으로 드러나는 등 공공부문 전반에서 부패가 이어져 비난 여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싱 총리가 임명한 부패방지위원장이 부패에 연루된 혐의가 드러나 대법원이 임명을 철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하자레를 비롯한 시민사회에서는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부패 수사기구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잔 록팔’법을 제정하되, 법안 마련을 위한 위원회에 정치인뿐 아니라 반부패 운동가도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하자레는 지난 5일 뉴델리 거리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여당 당수 소냐 간디 등 원로 정치가들은 나이가 있는 있는 만큼 건강을 염려해 단식 중단을 호소했으나 하자레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하자레의 단호한 모습은 국민들의 큰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 인도 전역에서 수천명이 반부패 시위를 벌였다.
하자레가 불러 온 시위는 과거 마하트마 간디의 시위에 비유되기도 했다.
싱 정부는 결국 5일째에 70대 운동가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과 국민들의 지지에 무릎을 꿇었다.
정부는 8일 정계와 시민사회 동수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6월말까지 법안을 마련하고, 7월 국회에서 심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자레는 9일 오전에야 단식을 중단하는 의미로 음료 한 모금을 받아 마셨다.
하라레는 그러나 “8월15일까지 법이 시행되지 않으면 다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