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동성애자 여성블로거, 가짜로 밝혀져

시리아 동성애자 여성블로거, 가짜로 밝혀져

입력 2011-06-13 00:00
수정 2011-06-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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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리아에서 동성애자 여성블로거이자 반정부 시위 참가자로 큰 주목을 받았던 아미나 아라프(35)가 실존 인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영국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미국인 탐 맥매스터(40)는 이날 ‘다마스쿠스의 동성애자 여성’ 블로그를 통해 지금껏 블로그에 올린 글은 ‘아미나 아라프’가 아니라 자신이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가 “이 정도의 주목을 받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자신은 단지 중동에서 일어나는 일을 서방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블로그의 화자는 가상인물이었지만 블로그에서 언급한 사실은 모두 진짜라고 강조했다.

맥매스터의 부인 또한 가디언에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의 남편이 화제의 블로거가 맞다고 확인했다.

실제로 아라프의 이름으로 발송된 복수의 이메일 IP는 에든버러 대학교로 돼 있었고, 메일에 포함된 사진도 맥매스터의 부인이 본인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과 일치했다.

아라프가 이끌었다고 알려진 토론그룹 주소도 맥매스터 부부 소유의 미국 조지아주(州) 자택 주소와 같았다.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동성애자 여성블로거가 실은 미국인 남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시리아 인권운동가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게이미들이스트 닷컴의 다마스쿠스 편집장인 사미 함위는 “맥매스터에게는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하고 싶다”며 그의 행동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함위 편집장은 맥매스터의 행동이 시리아 블로거와 인권운동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이들의 블로그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렸으며, 성적 소수자 인권운동에 대한 우려를 낳는 등 많은 이들에게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아라프는 ‘다마스쿠스의 동성애자 여성’이라는 블로그에서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내걸고 성 정체성과 반정부 시위 관련 글을 게재해 인터넷에서 주목을 받았다.

아라프는 앞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았으나 시리아 인권운동가와 누리꾼 사이에서는 아라프와 대면해 본 사람이 없다는 사실 등 몇 가지 의문점이 제기되면서 그의 신원에 대한 의혹이 일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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