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美 탈레반 폭격 무인기 기지 폐쇄

파키스탄, 美 탈레반 폭격 무인기 기지 폐쇄

입력 2011-06-30 00:00
수정 2011-06-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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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사살 이후 관계 악화…인력ㆍ시설 철수 통보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이후 파키스탄과의 관계가 급격히 나빠진 미국이 다시 위기를 맞았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반군을 무인기를 동원해 폭격하는데 빌려 썼던 공군기지에 파키스탄이 ‘이용 중지’ 처분을 내린 것이다.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차우드하리 아흐메드 무크흐타르 국방장관은 아프가니스탄 국경 인근의 샴시 공군기지에 미국 측의 비행을 전면 금지했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은 미국 측이 기지에 있던 인력을 철수시키고 종전에 설치한 시설물도 철거하라고 통보했다.

샴시 공군기지는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파키스탄 정부의 묵인 아래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군사세력을 타격하는 무인 폭격기를 띄우는 곳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이 사안과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다.

파키스탄은 애초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동맹이었지만 지난 5월 빈 라덴의 사살 이후 미국과의 사이가 심하게 틀어졌다.

미국이 파키스탄 정부에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 채 현지에 은둔한 빈 라덴을 사살하는 군사 작전을 감행하자 ‘주권 침해로 신뢰를 져버렸다’며 반발한 것이다.

예전 동(東) 파키스탄 지역인 방글라데시가 1971년 독립한 이래 파키스탄 정부가 겪은 최악의 모욕이라는 평도 나온다.

파키스탄은 빈 라덴 사살이 발표되자 자국의 미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고 이후에도 현지 CIA 정보원을 5명을 체포해 미국을 당혹에 빠뜨렸다.

미국도 ‘파키스탄이 이슬람 무장 단체를 소탕할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쏟아내 불화가 더 깊어졌다. 마이클 모렐 CIA 부국장은 최근 의원 브리핑에서 양국의 협력 관계를 ‘10점 만점에 3점’으로 평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 병력을 감축하며 탈레반 반군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폭격을 활용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병력 철수에도 아프가니스탄의 공군 기지는 여전히 운영할 예정이며 군사 전문가들은 이곳이 샴시 기지 축출 이후에 탈레반 폭격 시설로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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