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올 땐 ‘설설’ 항변할 땐 ‘떵떵’

들어올 땐 ‘설설’ 항변할 땐 ‘떵떵’

입력 2011-08-04 00:00
수정 2011-08-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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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첫 심리 스케치



‘위독한 환자’치고는 너무나 당당한 무죄 항변이었다.

호스니 무바라크(83) 전 이집트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첫 재판에 앞서 변호인단을 통해 ‘건강 상태가 위독하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다.

재판을 앞두고 우울증 증세로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때문에 한때 법정 출두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오전 10시쯤 법정에 들어선 무바라크의 표정에서는 과거 철권통치자의 위엄은 보이지 않았다. 재판 초반에는 초조한 듯 왼쪽 손가락을 자주 입가에 갖다 대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될수록 그는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금속 창살 안에 함께 갇힌 두 아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이동 침대에 누운 채로 심리 과정을 힐끔거리며 쳐다보기도 했다. 왼손으로 턱을 괴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무바라크는 민주화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 지시와 부정 축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침대에 그대로 누운 상태에서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답했다.

그는 오른손으로 마이크를 직접 잡은 채 위독한 환자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만큼 또박또박한 말투로 “무죄다.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고 강변했다. 법정 바깥에서 TV스크린을 통해 이를 지켜본 일부 시민들은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그동안 꾀병을 부린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1-08-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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