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자들, 모스크바 정교회 앞에 수 km 긴 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의 정교회 사원 ‘구세주 성당’이 ‘성모(聖母) 마리아의 허리띠’를 보러 온 신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그리스에서 러시아로 옮겨져 지난 주말부터 전시되고 있는 성모 허리띠는 병을 낳게 하고 아이를 잉태하게 하는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에만 약 2만 명의 기독교 신자들이 성물(聖物)을 보기 위해 구세주 성당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몇 km에 이르는 긴 줄을 섰다.
러시아 각지는 물론, 옛 소련 국가들에서 올라온 순례자들은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진 차가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평균 10시간 정도씩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구세주 성당 측은 교회로 이어지는 도로 주변에 대형 버스들을 줄지어 세워놓고 순례자들이 안에서 몸을 녹이거나 쉬도록 배려하고 있다. 간단한 음식과 차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하루에만 순례자 가운데 노약자나 각종 질병을 앓는 환자 등 70명이 응급처치를 받아야 했고 그 중 9명이 입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기독교 전승에 따르면 성모 마리아는 낙타 털로 허리띠를 만들어 메고 다니다 선종 후 승천할 때 이를 사도 토마스에게 전달했다. 기독교 신자들은 성모의 허리띠가 아이를 못 갖는 여성을 잉태하게 하고 각종 질병을 앓는 사람을 치유하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고 믿고 있다.
그리스 아토스산의 바토페디 수도원이 소장하고 있는 이 성물은 지난달 20일 러시아로 옮겨져 여러 도시에서 전시됐다.
모스크바 구세주 성당에선 지난 19일부터 전시되고 있으며 이미 20만 명 이상이 성물을 참배했다. 교회 측은 이달 27일까지 하루 24시간 내내 참배객을 받을 예정이다.
러시아는 현재 약 1억4천500만명 인구의 60% 정도가 기독교의 일파인 러시아 정교를 신봉하는 대표적 기독교 국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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