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몬티, 비난글 쇄도 등 집중포화 맞아
부도 직전의 이탈리아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뒤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던 마리오 몬티 총리가 “평생직장은 지겹다”는 한 마디로 집중포화를 맞았다.
몬티 총리는 1일(현지시간) TV 토크쇼에 출연해 청년 실업 문제를 얘기하던 도중 평생직장은 “지겹다”고 말했다.
이는 이탈리아의 실업률이 8.9%에 이르고, 특히 15-24세의 청년 실업률이 31%를 넘는 상황에서 온 국민이 실업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도중에 나온 것이어서 거센 반발을 샀다.
이는 또 몬티 총리가 최근 재정 위기로 인한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 개혁안을 발표한 뒤여서, 국민들의 고통분담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개혁안 추진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몬티 총리는 토크쇼에서 “젊은이들은 평생동안 하나의 고정된 직업만 갖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평생동안 같은 직업을 갖는 것은 지겹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 출신으로 자유시장경제 옹호자로 분류되는 그는 이어 근로자 해고를 엄격히 규제하는 노동법은 “이탈리아 경제발전에 유해하다”고 주장했다.
몬티 총리의 발언 이후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와 트위터에는 이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은행에 가서 고정된 일자리가 지겹다고 말해라” “월급 350유로(한화 약 54만원)가 지겹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대학졸업자가 먹고살기 위해 문지기로 일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또 몬티 총리가 종신 상원의원인 것을 빗대어 “종신 상원? 얼마나 지겨울까”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국민뿐 아니라 좌·우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정치권이 그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중도좌파인 줄리아나 카를리노 의원은 “수백만의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고정직업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것은 도의에 벗어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도 우파인 지안프란코 로톤디 국민자유당 의원은 몬티 총리가 무례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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