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전반적으로 보완, 부제 추가.>>정부군, 하마서 일가족 7명 포함 18명 처형서방·아랍 ‘시리아의 친구들’ 튀니지서 개최”폭력 중단·인도적 지원 보장 촉구”…중·러는 불참
시리아군의 민간인 무차별 공격에 따른 유혈 사태가 21일째 이어지고 있다.시리아군은 지난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시리아 결의안 채택이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직후 중부 홈스와 하마, 북부 이들리브, 남부 다르아 등 시리아 전역에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정부군 공격 지속…18명 처형하기도 = 특히 외부와 차단된 채 집중 포화를 받은 반정부 시위 거점인 홈스 등에서는 24일에도 탱크를 동원한 시리아군의 공격이 계속됐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홈스 바바 아므르 지역에서는 정부군의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활동가 오마르 홈시가 전했다.
또 취재 도중 부상한 다른 서방기자 2명이 홈스의 열악한 상황을 전하며 본국 영국과 프랑스에 긴급 구조를 요청하는 동영상이 전날 유튜브에 올라왔다.
실제 홈스는 의료진과 시설 부족, 식량과 의약품 고갈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은 또 이날 중부 하마에서 일가족 7명을 포함한 민간인 18명을 일렬로 세워놓고 총을 쏴 처형했다고 AFP와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일가족 7명 가운데는 여성은 물론 10개월된 아기와 7세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현지 활동가들은 전했다.
터키 국경 인근의 북부 이들리브 지역에서도 이날 정부군의 공격으로 14명이 숨졌다고 dpa 통신은 덧붙였다.
◇‘시리아의 친구들’‥폭력 중단·인도지원 보장 촉구 = 악화일로로 치닫는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서방과 아랍 국가들은 이날 튀니지에서 시리아 반정부 세력 지원을 위한 국제연대 ‘시리아의 친구들’ 첫 회의를 열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한 60여개국 대표들은 이날 회의에서 시리아 정부에 즉각적인 폭력 사용 중단과 인도적 지원 보장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와 관련, 전날 런던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이번 회의에서 “인도적 지원 제공, 시리아 정부에 대한 압박 강화, 민주적 정권 이양 준비를 위해 구체적인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언문은 국제사회의 무력 개입을 요구하는 내용은 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부통령에게 권력 이양을 촉구하는 아랍연맹(AL) 제안을 지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나빌 엘라라비 AL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유엔 안보리가 시리아 정부에 폭력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를 즉각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각국 대표들은 시리아 정부가 폭력 사용을 중단한 뒤 평화 유지를 위한 유엔 민간 경찰 파견을 촉구할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외교관이 밝혔다.
유엔과 아랍연맹은 전날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을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공동 특사로 임명했다.
유엔 조사관들은 또 정부군의 민간인 거주지역에 대한 포격 등 반(反)인도범죄 행위에 시리아 고위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국제사회 압박 강화’ 효과는 미지수 = 국제사회가 이처럼 시리아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불확실하다.
시리아 정부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거부권을 던진 러시아와 중국은 이날 ‘시리아의 친구들’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 회의가 편파적이라며 지난 21일 불참을 통보했고, 중국은 이번 회의의 목적과 운영 방식 등이 모호하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전날 밝혔다.
시리아 반정부 세력이 하나의 통일된 기구를 만들지 못하고 분열돼 있는 점도 문제라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시리아의 친구들’ 회의에서 채택할 예정인 선언문은 망명 반체제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를 “평화적인 민주주의 개혁을 추구하는 합법적인 대표기구의 하나”로만 인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시리아 야권이 분열돼 있기 때문이며 시리아 국민을 대표하는 유일한 대표기구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로이터 통신은 덧붙였다.
SNC는 이날 회의에서 아사드 대통령 퇴진 이후의 과도 정부 구상을 구체화하면서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SNC의 한 관계자는 “국제연대 ‘시리아의 친구들’이 3주 후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다시 회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가 열린 수도 튀니스 교외의 팰리스 호텔 밖에는 아사드 대통령 지지자 수백명이 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현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3월 중순 반정부 시위 봉기 이래 아사드 정권의 유혈 진압으로 사망자 수가 7천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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