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일부 집행

유로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일부 집행

입력 2012-03-10 00:00
수정 2012-03-10 11: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국채교환 이행에 필요한 355억유로 집행 승인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무장관들이 9일(현지시간) 1천30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중 355억유로의 집행을 우선 승인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이날 오후 유로그룹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마친 뒤 내놓은 성명에서 “그리스법에 따라 발행된 국채의 결제와 이자지급을 위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채권 제공 형태로 유로존이 국채교환에 제공키로 한 기여가 계획대로 집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국채에 대해 액면가 기준으로 53.5%를 손실처리하고, 31.5%는 최대 30년 만기 장기 그리스 국채들로, 나머지 15%는 2년 만기 EFSF 채권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국채교환을 이행한다.

이날 유로존의 결정은 국채교환이 마무리되도록 최대 300억유로 규모의 EFSF 채권 제공과 55억유로 규모의 이자지급을 위해 배정된 구제금융 자금의 집행을 승인한 것이다.

융커 의장은 “유로그룹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최종 승인을 위한 조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한다”면서 이처럼 결정했다.

그는 또 “유로그룹은 국채교환에 대한 민간채권단의 높은 참여율을 환영한다”며 “이는 그리스의 채무상환능력 개선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융커 의장은 “유로그룹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IMF의 구제금융 분담몫 확대를 요청했다.

유로존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사실상 승인함에 따라 그리스 지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돼 그리스는 임박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났다.

앞서 그리스 재무부는 이날 오전 국채교환에 대한 민간채권단의 참여 여부 통보를 마감한 결과, 그리스법에 따라 발행된 국채 1천770억유로 중 85.8%인 1천520억유로가 참여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또 외국법에 따라 발행된 국채 290억유로 중 69%인 200억유로도 국채교환 참여의사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오후 내각회의를 열고 그리스법에 따라 발행된 국채에 대해 ‘집단행동조항(CAC’s)’을 발동, 동의하지 않은 채권단도 강제로 국채를 교환토록 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법에 따라 발행된 국채 전부와 외국법에 따라 발행된 국채 중 동의한 200억유로를 합쳐 모두 1천970억유로에 대해 국채교환이 이뤄진다.

이는 전체 교환 대상 국채 2천60억유로의 95.6%에 해당돼 국채교환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는 뜻이다.

다만 그리스가 외국법에 따라 발행된 국채에 대해 교환 참여 여부 통보 시한을 오는 23일로 연장해 최종 참여율이 95%를 넘을 수도 있다.

국채교환은 그리스법에 따라 발행된 물량이 오는 12일 먼저 이뤄진다

그리스는 마감을 앞두고 동의비율이 75%를 넘지 않으면 국채교환을 이행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또 3분의 2가 동의해야 CAC’s를 발동할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야심찬 개혁과 긴축 프로그램을 지지해준 모든 채권단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환영했다.

프랑수아 바루엥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공영 RTL 라디오에 출연, “좋은 소식이다. 좋은 성공”이라고 반겼고, 독일 재무부도 성명을 통해 참여율 85.8%는 “그리스의 안정, 재정긴축, 채무상환능력 지속 가능성 등을 향한 여정의 큰 진일보”라고 환영했다.

이번 국채교환은 총 3천500억유로인 그리스 정부부채에서 1천70억유로를 덜어내기 위한 채무조정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 대비 169%에 달한 그리스 정부부채 비율을 2020년까지 120.5%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패키지의 한 축이다.

이 같은 국채교환 조건에 대해 민간채권단은 손실률(순현재가치 기준)이 75%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별 채권자들 거의 대다수가 이 같은 합의안에 동의한 것이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이날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디폴트 바로 윗 등급인 ‘제한적 디폴트(RD.restricted default)’ 등급으로 강등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그리스 국채교환이 이행되면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할 것이라고 수차례 예고해왔다.

앞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도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이와 비슷한 ‘선택적 디폴트(SD, selective default)’, ‘C’ 등급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피치는 국채교환이 완료되면 ‘제한적 디폴트’ 등급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밝혔고, S&P와 무디스는 등급을 다시 평가할 것이라며 등급 상향조정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