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자연 실업률’ 논란

美서 ‘자연 실업률’ 논란

입력 2012-04-09 00:00
수정 2012-04-09 08:3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연준 5%대 VS 월가 6-7% 판단..버냉키 “구조적 실업 걱정””연준 오판이면 조기 긴축 불가피”

미국의 장기 실업 추세가 완연한 상황에서 ‘자연 실업률’(Natural Rate of Unemployment)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자연 실업률이란 정부가 인플레에 전혀 간섭하지 않은 가운데 경제 상황을 반영해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실업률을 의미한다.

경제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인플레가 심화하기 직전의 실업률을 말한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2009년 10%대까지 치솟았던 것이 지난달 8.2%로 낮아졌다.

그러나 이처럼 낮아진 것이 장기 실업 속에 아예 구직을 포기한 인원이 늘어난 탓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실업자 가운데 6개월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비율이 약 40%로 지난 2007년 금융 위기 전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지도부 다수는 자연 실업률이 5.2-6.0%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3년 전 연준 지도부의 중론인 5% 내외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그러나 민간 관계자들은 자연 실업률이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측은 6.5% 내외로 보며 UBS는 근 7%로 분석하고 있다.

시카고 소재 메시로 파이낸셜의 아돌포 로렌티 차석 이코노미스트는 “자연 실업률이 연준 판단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면 이는 연준 부양책의 효과가 그들의 기대보다 더 일찍 소진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은 자연 실업률이 6.5-7.0%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민간 전문가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걱정하는 ‘구조적 실업’ 문제가 그의 판단보다 더 심각하다고 경고한다.

버냉키는 앞서 전미실물경제협회 회동에서 “실업 감소가 너무 지연되면 장기 실업자가 아예 재취업하지 못하게 되는 구조적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 연구소 보고서는 실업률이 8% 이상일 때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6% 밑일 때 그렇게 된 사람보다 미래 소득 감소가 두 배 가량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자연 실업률이 상승하는 배경에는 구인과 구직 간 격차가 확대되는 것도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미국 제조업이 비숙련 때문에 60만 명분의 일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딜로이트와 매뉴팩처링 인스티튜트가 분석했음을 이들은 상기시켰다.

자연 실업률 상승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자동화 확산도 언급됐다.

자동화에 익숙하지 못한 실업자의 재취업이 어렵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는 미국의 자연 실업률이 7% 수준이면 연준이 훨씬 더 빨리 통화 정책의 고삐를 조일 수밖에 없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연준 지도부 내 인플레 매파의 일원인 나라야나 코체를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장이 이 점을 경고했음을 상기시켰다.

코체를라코타는 지난달 연설에서 지난해의 인플레 가중은 연준이 이런 한계에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남북 2국가론’ 당신의 생각은?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최근 ‘남북통일을 유보하고 2개 국가를 수용하자’는 내용의 ‘남북 2국가론’을 제안해 정치권과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반헌법적 발상이다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잘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