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출입문 3개 버스에 뉴요커들 “헷갈려”

느닷없는 출입문 3개 버스에 뉴요커들 “헷갈려”

입력 2012-04-19 00:00
업데이트 2012-04-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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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대도시의 버스 승객들에겐 하나의 통일된 규칙이 있다.

앞문으로 타고 뒷문으로 내린다는 것. 그것이 질서정연한 승하차에 도움된다는 오랜 경험에서 확립된 관행이다.

하지만 뉴욕에서는 그런 규칙이 통용되지 않는다. 모든 승강장에서 거의 매일 버스 앞문으로만 타고 내리려는 승객들의 거친 몸싸움을 볼 수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어떤 사람은 그냥 단순하게 탔던 문으로 내리고자 한다. 혹자는 통상적인 여행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작과 끝의 시점에서 ‘인사’를 하고 싶어서 앞문을 고집한다.

물론 그러한 ‘소통’이 오히려 귀찮아서 뒷문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는 시간을 절약하려고, 아니면 자신의 위치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뒷문으로 내리기도 한다.

뒷문 이용자들이 그에 적합한 보상을 받지는 못한다.

뒷문은 빡빡하게 고정돼 있고 잘 열리지 않는다. 가끔은 당황한 승객들이 큰 소리로 “뒷문! 뒷문!”을 외치며 운전사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뉴욕 교통 당국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두 개의 버스를 아코디언처럼 연결해 하나로 만든 길죽한 버스에 3개의 출입문을 단 것이다.

하나는 앞에, 또 하나는 연결부위 바로 앞부분에, 나머지 하나는 뒤쪽에 만들었다.

이들 버스에서는 모든 정류장에서 출발과 정지에 앞서 “뒷문으로 내리세요”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타는 문과 내리는 문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뉴요커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그러나 쉬운 길을 알려준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그것을 따르지는 않는다는 것을 시당국도 인정한다.

하워드 로버츠 전 뉴욕시 교통청장은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뉴욕의 승객들은 자신들이 탔던 앞문으로 내리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문화적인 측면으로 이해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로버츠에 따르면 시당국은 이 문제를 개선하려 다년간 애썼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버스의 앞부분을 “가급적 적게 걸으려는” 연장자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신과 의사인 엘리제 골드스타인은 연장자들이 굳이 앞문을 고집하는 것은 뒷문보다 서비스가 좋고 더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앞문으로 내리면 어떤 건물에서 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문을 붙잡아 준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반면 뒷문은 본인 스스로 밀어서 열어야 하고 때로는 끝까지 열리지 않아 승객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로버츠는 “뒷문은 실질적이든, 상상한 것이든 앞문보다 상대적 위험성이 있다”며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에서 도움을 요청해야 할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당국은 이 버스를 일단 맨해튼 79번가 등 일부 노선에서만 운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14번가와 23번가 등으로 확대될 방침이라고 타임스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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