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친이슬람당 승리… 美 대테러전 타격

파키스탄 친이슬람당 승리… 美 대테러전 타격

입력 2013-05-13 00:00
업데이트 2013-05-1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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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서 제1야당 127석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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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샤리프
돌아온 샤리프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총선이 치뤄진 가운데 파키스탄 제1야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의 나와즈 샤리프(가운데) 총재가 이날 밤 펀자브 주도 라호르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PML의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테러 등에 의한 유혈사태 속에 지난 11일(현지시간)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서 이미 두 차례 총리를 지낸 나와즈 샤리프(64) 총재가 이끄는 제1야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가 승리를 거두면서 파키스탄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른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그러나 PML이 연방하원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해졌으며, 샤리프 총재가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에서 빠지겠다”고 밝히면서 서방 국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샤리프 총재는 이날 밤 펀자브 주도인 라호르의 자택에서 지지자들에게 총선 승리를 선언하고, 차기 총리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과 파키스탄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또다시 준 알라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힌 뒤 “모든 정당이 파키스탄의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비공식 집계 결과 친이슬람 성향의 PML이 127석을 얻어 1위를 굳혔다. 이어 또 다른 친이슬람 야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가 34석을 얻어 제2당이 됐고, 집권 파키스탄인민당(PPP)은 부패와 실정 탓에 31석에 그쳐 3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PML이 연방하원 342석 가운데 여성 및 소수종교 할당 의석을 제외한 272석의 과반수(137석)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두 차례 총리를 지냈으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던 샤리프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집권할 경우 “파키스탄과 세계 평화를 위해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에서 빠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PPP와 달리 PML은 친이슬람 및 반미 성향이기 때문에 미국 등 서방은 샤리프 총재의 집권이 탈레반 등 테러 집단의 운신 폭을 키울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앞서 총선이 열린 11일 파키스탄 곳곳에서 모두 43건의 정치 테러가 발생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224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테러의 대부분은 민주적 총선에 반대해 온 파키스탄탈레반(TPP)의 소행이다. 극심한 유혈 테러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투표장으로 몰려가 투표율이 1977년 총선 이래 36년 만에 가장 높은 60%에 육박했다. 이는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말랄라 유사프자이(15)가 현지 언론을 통해 총선 참여를 독려해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이 높아졌고,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크리켓 국민스타 임란 칸(60) PTI 총재가 젊은이와 도시 중상류층의 투표 참여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5-1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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