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동성애자 이웃 주민들에 무참히 피살

러시아서 동성애자 이웃 주민들에 무참히 피살

입력 2013-06-03 00:00
수정 2013-06-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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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공항 부소장…정교회 국가 러시아 反동성애 정서 강해

러시아 극동 캄차카주(州)에서 현지 공항 부소장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웃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캄차카주 수사당국은 2일(현지시간) 우스티볼셰레츠키 지역 주민 3명을 현지 ‘오조르나야’ 공항 부소장(39) 살해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30일 공항에서 멀지 않은 자포로쥐예 마을 강변에서 오조르나야 공항 부소장이 불에 탄 승용차 안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당국의 잠정 조사 결과 용의자들은 같은 마을에 사는 공항 부소장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그를 무차별 폭행하고 칼로 몸 여러 군데를 찔러 숨지게 한 뒤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시신을 자동차에 넣고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20대 전후의 청년들로 알려진 용의자들은 조사에서 “피해자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을 내주려 했다”며 “그에게 함께 보드카를 마시자고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당국은 용의자들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 정교회 국가인 러시아에선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더 강하다. 지난 3월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85%가 동성 결혼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8%가 게이들은 정신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성애자들의 시위는 자주 정교회 신자들을 비롯한 보수주의자들의 공격으로 충돌을 빚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동성애자인 외국인이 자국 어린이를 입양하지 못하도록 하는 입양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에선 동성애를 아예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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