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과 2차 인터뷰서 “미국 사랑하지만...”
미국 정보당국의 개인정보 비밀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모든 말과 행동, 감정 표현이 기록되는 세상에서 살 수 없겠다는” 생각에 감시 체계의 공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한 스노든과의 두 번째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정보 당국, 나아가 미국 정부의 ‘과잉’ 행위로 인한 자유의 침해가 기밀 폭로의 핵심 동기였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인터뷰는 아직 스노든이 홍콩에 체류하고 있던 당시인 지난달 6일 이뤄졌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스노든은 2차 인터뷰에서 자신이 미국을 사랑하며, 미국은 좋은 기반을 가진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존하는 권력 구조가 모든 이들의 자유를 신장하는 대신 권력 자체의 영향력을 키우고 권력 자체의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작동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런 “정부의 과잉” 행위를 억제할 정치 지도자가 나타나길 기다렸지만, “지금까지 봐 왔듯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을 이었다.
자신 역시 인터넷을 자유의 공간이라고 배워 오며 자란 세대라고 전제한 스노든은 정보 당국, 특히 국가안보국(NSA)처럼 어떻게든 감시의 눈길로부터 피해 가려는 조직과 정보기술(IT) 기업이 안보라는 이유로 손을 잡는 일을 ‘위험한 협력관계’로 지칭하며 극도로 경계했다.
미국 정부가 스노든을 적국에 안보 기밀을 누설한 반역자로 간주하는데 대해 그는 “(내가 아닌) 거대 감시체계와 관련된 정보를 폭로하는 어느 누구라도 그런 취급을 받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스노든은 감시 체계에 대한 기밀을 폭로하기 위해 정보 관련 업무에 종사했느냐는 가디언 기자의 질문에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개인정보 비밀수집에 대한 스노든의 폭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난달 초에 비해 현재 미국에서 스노든에 대한 여론은 다소 부정적으로 움직인 상태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와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이달 초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스노든이 옳은 일을 했다는 응답자와 잘못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각각 33%와 38%였다.
앞서 지난달 폭로 직후 실시된 조사에서 스노든이 옳은 일을 했다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는 사람의 비율은 각각 38%와 35%였다.
스노든은 폭로 후 홍콩에 은신하면서 가디언과 인터뷰한 뒤 지난달 하순 러시아로 피신했으나, 이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망명처를 찾지 못한 채 기약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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