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란저우 벤젠오염 수돗물공급…당국 18시간 ‘쉬쉬’

中란저우 벤젠오염 수돗물공급…당국 18시간 ‘쉬쉬’

입력 2014-04-12 00:00
수정 2014-04-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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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언론 “석유회사 파이프라인서 원유 유출이 원인”

중국 간쑤성 성도인 란저우(蘭州)시에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기준치를 수십 배 초과한 벤젠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수돗물 공급업체와 현지정부는 이런 사실을 18시간이나 지나 시민에게 공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국의 대응체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2일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11일 오전 2시 사이 ‘란저우웨이리야(蘭州威立雅)수도서비스집단공사’가 란저우시에 공급한 수돗물에서 118∼200㎍/ℓ에 달하는 벤젠 함유량이 검출됐다.

이는 중국당국이 설정한 기준치(10㎍/ℓ)의 11∼20배에 달하는 수치로, 240만명이 넘는 란저우 시민 전체가 이번 수돗물 오염의 피해자가 됐다.

벤젠은 석유화학공업에 의해 생산되는 물질로 장기간에 걸친 벤젠 접촉과 흡입은 조혈기관 이상, 백혈병, 급성재생장애성빈혈, 저혈압 증세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방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 오염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시민들에게 24시간 동안 수돗물을 마시지 말 것을 당부했다.

기준치를 초과하는 벤젠이 검출된 지역은 1∼2공장 사이에 설치된 3㎞의 수도관으로 알려졌다.

1950년대 건설된 이 수도관은 전체가 밀봉 상태지만 주변에 위치한 일부 화학공장의 파이프라인과 교차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일부 중국언론은 정부소식통을 인용,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의 란저우지사가 운영하는 파이프라인에서 유출된 원유가 수돗물에 흘러들면서 발생한 사고”라며 “원유유출 지점을 이미 확인해 인부들이 굴착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돗물공급업체 측은 벤젠 오염 사실을 즉각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검출 이후 대조검사가 필요했고 상부보고 등에 시간이 걸렸다”며 “그러나 상부보고와 동시에 매체도 보도를 했다”고 해명했다.

’수돗물 음용 금지령’을 접한 란저우 시민들이 한꺼번에 생수 사재기에 나서면서 생수 품귀현상이 빚어졌고 생수 한 상자가 100위안(약 1만6천678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란저우에서는 지난 3월에도 ‘이상한 맛’이 나는 수돗물이 공급돼 논란이 일었지만 이번 벤젠 오염 사태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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