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SW 해킹에 추락 등 우려…국가정보국 등 참여
미국 정부가 비행기와 항공관제 시스템에 대한 해킹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비행기 조종에 복잡한 컴퓨터 소프트웨어(SW)가 쓰이는 데다 각 항공기가 조만간 전산망에 연결될 예정이라 PC처럼 해킹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항공기가 비행 중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 비행기 납치나 추락 같은 참사가 벌어질 위험성이 크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교통안전국(TSA)은 국가정보국, 국가대테러센터, 보잉 등 민간 항공기 제조사와 손잡고 항공기 해킹을 방지하는 방어 체제를 개발하는 사업을 가동할 예정이다.
TSA는 이 해킹 방지 사업의 실행 기관으로 메릴랜드주 포트미드에 새 ‘정보공유 및 분석 센터’를 지을 예정이라고 FP는 전했다.
이 시설은 외국의 사이버 공격 대응을 맡는 국가정보국(NSA) 본부와 미국 사이버 사령부에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게 된다.
TSA 대변인은 항공 안보와 정보 공유에 초점을 둔 시범 사업을 벌일 예정이라면서 “사업이 시작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 사안에 대한 논평은 이르다”고 말했다고 FP는 덧붙였다.
국가정보국 대변인은 “이번 사업의 세부 사안은 아직 논의 중이다”며 논평을 거부했다.
항공 보안은 지금껏 승객을 가장한 테러리스트의 비행기 납치와 폭발물 은닉 등이 주요 쟁점이었지만 사이버 테러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된 바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항공기 이착륙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운송 효율을 높이고자 새 관제 전산망인 ‘넥스트젠’(NextGen)을 추진하면서 해당 시스템에 대한 해킹이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은 넥스트젠이 쓸 예정인 GPS(위성위치추적시스템)가 해킹에 취약해 외부 세력이 GPS 데이터를 조작하면서 무인기 운항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
항공기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예전에도 있었다. 1997년 3월 미국 한 10대 해커는 전화선을 타고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시 공항에 침투, 관제탑 전화와 무선 통신망 등을 6시간 동안 마비시켰다.
당시 공항 측은 휴대전화와 배터리 무전기로 비행기를 인도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