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민 아이돌’로 불리는 여성 그룹 ‘AKB48’의 한 멤버가 자위대 요원을 모집하는 TV 광고에 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AKB 멤버 시마자키 하루카(20·島崎遙香)는 지난 1일부터 TV에 방영되고 있는 자위관 모집 광고에 출연했다.

방위성의 의뢰를 받아 ‘아사히(朝日)광고사’가 제작한 약 30초 분량의 이 광고에서 흰색 원피스 차림의 시마자키는 “자위관이라는 일, 거기는 땅, 바다, 하늘처럼 끝없는 꿈이 펼쳐진다”고 말한다.

또 “모두가 있기에 혼자가 아니다”며 “이곳에서만 가능한 일이 있다”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YOU AND PEACE(당신과 평화)’라는 영어 문자를 가리키는 컷도 들어갔다.

시마자키가 내레이션을 하는 동안 육·해·공 자위대의 각종 활동 모습을 담은 영상이 배경화면으로 깔린다.

방위성은 이전에도 자위관 모집광고에 여성 스타를 기용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국민 과반의 반대 속에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자위대가 외국의 전쟁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청순한 이미지의 최고 인기그룹 가수가 상냥한 말씨로 ‘입대’를 권유하는 모습은 묘한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다.

마침 이 광고가 처음 방영된 지난 1일, 아베 내각이 각의(국무회의)에서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기로 결정하는 미묘한 ‘우연’까지 겹쳤다.

2005년 결성된 AKB48는 2010∼2012년 일본 레코드대상에서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했으며, 2012년 시점에 이미 싱글 앨범 누적 판매고 2천만장을 넘겼다. 시마자키는 최근 300명 가까운 AKB48와 자매 그룹 멤버를 대상으로 실시된 팬 인기투표(일명 총선거)에서 7위에 자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