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지디 사태 재판 우려 속 터키 국경 대부분 폐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1일(현지시간) 터키 접경지역인 시리아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에 접근하면서 1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IS는 지난 16일 코바니에 접근하기 시작해 주변 마을 64곳을 접수했으며 코바니로부터 10∼15km 떨어진 지역까지 접근한 상태다.
’아인알아랍’으로도 불리는 코바니는 IS의 주요 거점인 락까와 IS가 최근 진격한 알레포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시리아내 쿠르드족 거점 도시 가운데 3번째로 규모가 크다.
IS가 이곳을 접수하면 하사케를 비롯한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 지역으로 진격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IS는 지난 7월에도 이 곳을 공격한 바 있다.
IS가 접근하면서 치열한 교전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IS 측에서는 최소 39명이, 쿠르드족 전사 중에는 최소 27명이 숨졌다.
IS가 코바니에 접근하면서 학살과 납치 등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지 의사인 웰라트 아바르는 “IS가 계속해서 진격하고 있으며 그들은 지나가는 모든 장소에서 그들은 사람을 죽이고 다치게 하며 납치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실종됐으며 우리는 그들이 납치된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IS가 사람들을 참수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코바니를 다녀왔던 터키의 친(親)쿠르드 정당인 HDP당의 정치인 이브라힘 비니치도 “이번 일은 전쟁이라기보다는 집단학살작전”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시리아 쿠르드인들은 코바니의 상황을 IS가 이라크 북부 지역의 소수종족인 야지디족 주민에게 개종을 강요하면서 학살과 여성 납치 등을 저질렀던 상황에 비유하고 있다.
IS가 접근하면서 국경을 넘는 난민들도 급증하고 있다. 터키 측은 지난 20일 이후 시리아 쿠르드족 7만 명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난민기구(UNHCR)의 캐럴 베첼러 대표는 이틀간 10만 명이 국경을 넘었을 것으로 추산하면서 난민의 수가 수십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도 15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터키는 터키 쿠르드족들이 시리아로 넘어가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쿠크크 켄디르실러에 있는 국경을 폐쇄하는 등 초소 2곳만 남겨두고 대부분 국경을 폐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현지 주민들은 시리아에서 미국이 약속한 공습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공습이 언제 이뤄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21일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직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코바니 주민이자 기자로 활동하는 무스테파 에브디는 “이 야만인들을 공격할 미국 비행기가 필요하다”면서 “국제적 연대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