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 흔들린다…G2 경기부진, 엔저, 저유가 등 영향

韓 수출 흔들린다…G2 경기부진, 엔저, 저유가 등 영향

입력 2015-06-01 14:25
수정 2015-06-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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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경기의 부진에 더해 엔화 약세에 따른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저하, 저유가 등 대외 악재가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밝힌 한국의 5월 수출액(423억9천200만 달러)은 작년 같은 달보다 10.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월간 수출액 감소율로는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근 6년 만에 최대치다.

한국 수출에 경고음이 켜진 것은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올해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진데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세계 경기 둔화 속 ‘나홀로 성장’을 이어간 미국 경제가 예상 밖으로 삐걱거리자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졌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의 1분기 GDP 증가율(7.0%)은 2009년 1분기(6.6%)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데 이어 2분기에도 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모두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 부진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미국 경제가 주춤거리면서 5월 대미 수출액은 7.1%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중 수출액도 3.3%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좋지 못한 가운데 특히 중국 경기 둔화가 문제”라며 “한국은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큰 데, 중국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부진에 더해 중국 성장 전략의 변화도 한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중국의 성장 전략이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뀌었고 가공무역을 줄이고 스스로 만들어 수출하는 비중을 늘리면서 한국의 수출도 타격을 받았다.

중국의 총수입 대비 가공무역 비중은 지난 2000년 41.1%에서 지난해 25.2%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 원자재 수출도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15.2% 줄었다.

일본의 양적 완화에 따른 엔저 공세도 한국 수출 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는 2013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이후 지금까지 30% 가까이 떨어졌다. 엔화 대비 원화가치는 지난 1년간 12% 올랐다.

엔저로 자동차·철강 등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국내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에 타격을 입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커 다른 나라의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세계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 품목이 엔저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엔저가 이른 시일 내에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물가상승률이 애초 기대를 밑돌면서 일본은행이 최대 목표로 내세운 물가상승률 2%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추가로 양적완화에 나서면 엔저는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시장의 달러·엔 환율 전망치는 올 연말 125엔, 내년 말 126엔, 2017년 말 127엔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저유가로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화학·석유제품의 고전이 이어지는 점도 문제다.

지난달 수출에서 품목별 동향을 보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수출액은 1년 전보다 각각 40.0%, 22.8% 감소했다. 저유가로 수출제품 가격의 단가 역시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국들이 ‘가격 지지’에서 ‘시장 점유율 고수’로 정책 방향을 바꾸면서 급락했다.

저유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OPEC의 ‘감산 불가’ 정책이 바뀔 조짐이 없어 유가 반등은 현재로선 요원한 실정이다.

이지선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 경제 위축 역시 한국의 수출은 물론 해외 건설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저유가로 산유국의 재정 감소가 불가피해 해외 건설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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