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공유 서비스 급성장…자동차 산업 ‘빅뱅 오나’

차량공유 서비스 급성장…자동차 산업 ‘빅뱅 오나’

입력 2015-06-28 14:06
수정 2015-06-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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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제조사 사업다각화 잇따라…낙관·비관 엇갈려

미국에서 우버를 비롯한 차량공유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도 차량공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가 이제 지위와 품격을 나타내는 상징물이 아닌 교통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도 새로운 경영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세분화·전문화되고 잇는 차량공유 서비스 = 차량공유 서비스는 미국 전역에서 대세로 자리잡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틸로 코슬로스키 부사장은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의 인터뷰에서 “차량공유 서비스의 등장으로 자동차 산업계에는 빅뱅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 전역의 대도시 중심가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 20%가 차량공유에 나설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사들에 경영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숙제를 던져줬다”고 강조했다.

차량공유 서비스는 크게 라이드셰어링(Ride-sharing·카풀)과 카셰어링(Car-sharing·나눔카)로 나눈다.

라이드셰어링 서비스는 우버(Uber)를 비롯해 리프트(Lyft)와 사이드카(Sidecar) 등이 ‘대표 주자’다.

이들은 차량 소유자가 이동시간·목적지가 겹치는 탑승객을 태워줄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객을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카풀 중개업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우버는 지난 2010년 6월 미국 샌프란스시코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창사 5년 만에 전 세계 58개국 300개 도시로 진출하는 폭발적 성장세를 과시했다.

우버는 뉴욕에 2만6천 명, 샌프란시스코에 2만2천 명, 런던에 1만5천 명, 파리에 1만 명, 중국 청두(靑島)에 4만2천 명 등 전 세계적으로 100만여 명의 운전자를 확보하고 있다.

카셰어링은 집주인이 주거지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유료로 빌려주는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와 유사하다. 차량 주인이 차를 사용하지 않을 때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비용을 받는 방식이다.

카셰어링 업체 가운데 인지도 1위는 짚카(Zipcar)다. 짚카는 회원제 렌터카 공유회사다. 회원들은 한 달에 30달러를 내고, 시간당 3∼6달러의 사용료를 지불하고 자동차를 빌릴 수 있다.

겟어라운드(Getaround)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신개념 렌터카 스타트업(창업) 업체다. 자동차를 빌리고 싶은 사람은 앱(App)을 내려받고 원하는 사용시간과 장소 등을 고려해 예약하고 자동차를 빌리면 된다.

릴레이라이즈(RelayRides)도 개인이 소유한 자동차를 안 쓰는 시간에 남들에게 빌려준다는 점에서 겟어라운드와 비슷하다. 이들은 미국인들이 하루 평균 22시간 자동차를 세워놓는다는 사실에서 사업 아이템을 착안했다.

이밖에 공항에 주차된 차를 대여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플라이트카(Flight Car), 자동차로 혼자 여행하는 사람과 여행자들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히치하이킹’격인 블라블라카(Blablacar)도 있다.

◇자동차 제조사도 속속 차량공유 사업에 동참 =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독일의 BMW는 최근 잇따라 차량공유 서비스를 발표했다.

포드는 최근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이 세워두거나 사용하지 않는 차를 검증된 안전 운전자들에게 빌려줘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공유서비스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피어 투 피어 카셰어링’(peer-to-peer car-sharing)이라고 명명된 이 서비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오클랜드, 포틀랜드, 시카고, 워싱턴D.C. 6개 도시와 영국 런던에서 포드차를 할부로 산 사람들을 대상으로 11월까지 진행된다.

차량 공유 희망자들은 사전 검증을 거친 안전 운전자들에게 자신이 소유한 포드 차량을 단기로 빌려준다.

그 대가로 시간당 7∼12달러의 돈을 받되 이 가운데 40%는 각종 비용 등으로 차감된다. 결국, 시간당 5∼7달러를 벌 수 있다.

GM의 유럽 브랜드인 오펠도 ‘오펠카유니티’(Opel CarUnity)라는 서비스를 발표했다. “모든 이를 위한 차량공유”를 내세운 이 서비스는 오펠 고객들이 자체 앱을 이용해 자신의 차를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빌려줄 수 있게 했다.

BMW는 자동차를 쓴 만큼 돈을 내는 ‘드라이브나우’(DriveNow)라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BMW의 소형차 ‘미니’를 구매한 뒤 차를 쓰지 않을 때 드라이브나우에 투입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먼저 시행하고 영국 런던 등 다른 도시로 확대될 예정이다.

포드와 GM, BMW의 차량공유 서비스는 자동차 주인이 자동차 임대료의 일부를 갖고 자동차 회사가 보험 비용 등으로 나머지를 가져가는 식으로 운영된다.

◇자동차 산업은 이제 사양길로 접어들까 = 시장조사 회사인 펜션벌랜드(Penn Schoen Berlan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는 ‘밀레니엄 세대’(1981∼1996년생)가 주도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 절반 이상은 ‘남들과 가장 많이 공유하는 것은 책 다음으로 카풀’이라고 답했다.

BMW의 미니와 롤스로이스 브랜드를 이끄는 피터 슈바르젠바우어는 “사회와 자동차 산업은 혁명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면서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이 BMW의 ‘드라이브나우’ 서비스를 낳게 했다”고 말했다.

미국 도요타 판매법인장인 밥 카터는 “그동안 라이드셰어링이나 카셰어링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해왔다”면서 “우리도 이번 기회에 업그레이드 된 차량공유 서비스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미국 내에서 캘리포니아 남부와 마찬가지로 통근거리가 멀고 고용이 집중돼있지 않은 곳이 많다”면서 “자동차를 보유하려는 구매욕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자동차 산업계 내부에서는 미국인들 대다수가 가까운 장래에 자동차를 사지 않고 카셰어링 서비스에 가입할 것이라는 가설에 회의적이다.

미국 자동차 판매정보 사이트인 트루카(TrueCar)의 스캇 페인터 대표는 “미국의 유별난 자동차 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라며 “자동차 구매가 줄어들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대신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와 자동차 제조사 간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전 샤힌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도시환경공학 교수는 “미국 내 카셰어링 회사 수는 23곳이며 이들은 130만여 명의 회원들에게 자동차 1만9천115대를 대여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매년 35%의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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