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냉정한 대응에 망명요청 난민소녀 울음 터뜨려

메르켈 냉정한 대응에 망명요청 난민소녀 울음 터뜨려

입력 2015-07-17 10:27
수정 2015-07-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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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심 없다” “공감능력 떨어진다” 트위터에서 비판 쏟아져

그리스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여론의 비판에 시달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번에는 독일 망명을 희망하는 팔레스타인 난민 소녀에 대한 냉정한 대응으로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메르켈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독일 NDR방송에 출연, 로스토크의 파울-프리드리히-쉴 초등학교 학생 29명과 ‘독일에서 잘살기’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레바논에서 왔다는 초등학교 6학년 난민소녀 림과 대화를 나눴다.

4년 전 독일에 망명신청을 하고 임시체류 허가를 받아 학교에 다니는 림은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캠프 출신으로 아직 망명허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언제든 추방될 수 있는 상황이다.

림은 메르켈 총리에게 “다른 애들처럼 나도 목표가 있고,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다”면서 “다른 애들은 삶을 즐기는데, 나는 바라만 봐야 한다는 게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대해 “레바논의 난민캠프나 아프리카에는 수 천 명의 난민이 있고, 모두가 독일에 올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망명심사를 서두르겠다는 것뿐, 일부 난민은 되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림이 메르켈의 냉정한 답변을 듣고 흐느끼며 울기 시작하자 메르켈 총리는 림에게 다가가 “오늘 참 잘했다”며 어깨를 쓰다듬었다.

NDR 프로그램 진행자는 이에 대해 “지금 림은 못해서 우는게 아니라 처한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우는 것”이라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이 방송이 나간 후 독일 트위터에서는 ‘#메르켈이 쓰다듬는다’라는 해쉬태그가 인기순위 1위로 올라서면서 메르켈에 대해 “너무 냉정하다” “동정심이 없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쓰다듬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카트린 괴링 에카르트 독일 녹색당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정부의 난민정책상 과오는 쓰다듬는 것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에브게니 모로조프 인터넷 비평가도 트위터에서 “이번 주는 독일의 외교정책 역사상 환상적인 주간”이라며 “메르켈이 난민소녀를 울린 것은 화룡점정이었다”고 비꼬았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의 토르스텐 뎅클러는 ‘메르켈이 쓰다듬는 대신 했어야 할 일’이라는 칼럼에서 “메르켈 총리는 림에게 독일에 계속 머물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할 필요는 없었지만, 난민이 독일에 있어서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망명사유가 있는 이들은 망명을 허가하고, 가난이나 굶주림 등 경제적 필요에 의해 오는 이들을 위해서는 이민법을 제정해 이민을 허가해야 한다”면서 “독일에 사는 외국인 700만명은 2012년 기준 독일 GDP(국내총생산)를 220억 유로(약 27조5천억원) 성장시켰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는 올해 말까지 작년 20만명의 2배가 넘는 45만명이 독일에 망명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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