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출권 기반통화 내년 9월까지 유지 검토”위안화 편입될 경우 회원국이 대비할 시간 여유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 편입 결정을 내년 8월로 연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IMF는 4일(현지시간) SDR 바스켓 편성을 5년 간의 유지 기간이 끝나는 올해 말로부터 9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이 담긴 보고서를 최근 비공식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IMF는 이달 하순에 열리는 집행이사회에서 현행 바스켓 편성 기간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로써 당초 오는 11월 결정될 예정이었던 위안화의 바스켓 통화 편입 여부도 9개월 뒤인 내년 8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2000년부터 미국 달러화 등 4개 통화를 바스켓에 편성하는 IMF는 5년마다 편성 기준을 재검토한다.
IMF 관계자는 “SDR를 사용하는 국가들로부터 새해 첫날부터 곧바로 바뀐 SDR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위안화가 바스켓에 편입될 경우 회원국이 이에 대비할 시간 여유를 준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IMF 이사회에서 실무보고서 제안 내용을 승인할 경우, 위안화의 바스켓 편입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년 8월 이전에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SDR는 회원국이 정해진 조건에 따라 IMF로부터 자금을 인출할 때 쓰는 일종의 기준통화로 IMF에서는 ‘국제 준비자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IMF 실무보고서는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이 2010년 바스켓 변경 여부 검토 이후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위안화가 “통용이 자유롭지 않다고 분류되는 통화들 중에서는 통용의 자유도가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현재 통용이 자유롭다고 간주되는 4가지 통화들(IMF 바스켓 통화)보다는 떨어진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고서는 또 위안화를 바스켓에 편입하려면 “실무적인 측면에서의 몇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국내와 국외에서 적용되는 환율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은 투자자들의 중국 국내 외환시장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점차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언급했다.
중국 정부는 2010년에도 위안화를 IMF SDR 바스켓에 포함시키려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5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 직후 7개국 대표단은 위안화의 SDR 바스켓 포함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서둘러 진행할 필요가 없다”거나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고도 밝혔다.
프랑스 등은 위안화의 SDR 편입을 찬성하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이 환율 유연성을 제고하고 금융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중국 증시 폭락 이후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주 중국정부의 시장 개입이 SDR 편입 검토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1969년 처음 만들어질 때 SDR는 금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1974년에는 주요 16개 통화를, 그리고 1980년에는 주요 5개 통화를 기준으로 삼도록 개편됐다.
이어 2000년 유로화가 독일 마르크와 프랑스 프랑을 대체하면서 4개 통화가 현재의 바스켓으로 정착됐다.
현재 SDR 바스켓에서 미국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일본 엔화의 비중은 각각 45%와 36%, 10%, 9%다.
이날 발표된 IMF 실무보고서는 위안화가 새로 추가된다면 전체 바스켓에서 14%를, 위안화가 기존 통화를 대체할 경우 16%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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