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관련국 아세안 국방회의 집결…미·중 격돌 예고

남중국해 관련국 아세안 국방회의 집결…미·중 격돌 예고

입력 2015-11-02 10:28
수정 2015-11-02 1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동남아 국가들 복잡한 셈법…미-중, 우군 확보 경쟁

3일부터 이틀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제3차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의는 2∼3일 아세안 10개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에 이어 추가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요 8개국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각각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과 창완취안(常万全) 국방부장이 나선다.

지난달 27일 미국 군함이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를 항해해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고조된 이후 두 강대국을 비롯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과 주변국이 모두 모이는 첫 국제회의다.

또 국제재판소인 네덜란드 상설중재재판소가 필리핀이 제기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다루기로 하고 이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기존 입장을 내세우며 최대한 많은 우군을 확보해 연합전선을 구축, 상대방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카터 장관은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디든 비행하고 항행하고 작전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창 부장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은 정당한 주권행사로, 미국 군함의 인공섬 근해 진입과 같은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S. 라자라트남 국제학학교(RSIS)의 오이선(胡逸山) 선임 연구원은 다자 포럼에서 남중국해 문제 논의를 꺼리던 중국이 아세아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서 더 적극적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중국이 남중국해 전체에 대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거나 더 많은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세아 회원국 이외에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8개국 가운데 일본, 호주는 이미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반중’ 행보에 대해 지지를 보냈다.

한국은 어느 편을 들기보다 항해의 자유 보장과 국제법에 따른 평화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이 미국 편에 서 있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중국을 비판하면서도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미국을 비난하는 반면 인도네시아는 중립적 태도를 보이는 등 경제·안보 실리와 의존도에 따라 입장이 제각각이다.

이 같은 아세안 각국의 셈법이 복잡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을 견제하기 위해 이들 국가와 양자 회담 등을 통해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