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佛·러의 동상이몽…反IS 동맹 성공할까

美·佛·러의 동상이몽…反IS 동맹 성공할까

입력 2015-11-19 16:20
수정 2015-11-19 16: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IS 박살’ 프랑스, ‘지상군은 글쎄’ 미국, ‘우크라이나는 잊어라’ 러시아

전력을 다해 ‘이슬람국가’(IS)를 궤멸시키려는 프랑스, 그 뜻에는 동의하지만 방법이 고민스러운 미국, 다른 속내를 품고 시리아를 바라보는 러시아.

파리 테러 이후 IS의 본거지인 시리아를 두고 프랑스, 미국, 러시아가 ‘반(反) IS 동맹’ 구성을 놓고 벌이는 막후 외교전이 치열하다.

영토 한복판 수도에서 민간인 129명을 잃은 프랑스는 시리아 지상으로 진군해 테러를 주도한 IS를 박살 낼 의지로 충만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미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원한다.

미국은 우방 프랑스의 복수전을 지원할 의사가 있으나 지상군을 끌어들여야 할지 조심스러운 데다가 러시아의 진짜 의도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이집트에서 추락한 민항기의 ‘복수’라는 명분을 지닌 러시아는 시리아와 IS 외에 따져볼 국익이 따로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삼국) 동맹은 이론으로만 남아 있다”며 “프랑스가 교량 역할을 자처하지만 각국 국익의 충돌로 강력한 원심력이 작용한다”고 평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내주 미국 워싱턴과 러시아 모스크바를 잇달아 방문해 IS 격멸을 위한 연합 전선 구축을 주창할 방침이다.

제라르 아로 주미 프랑스 대사는 “우리는 러시아, 미국과 IS라는 적을 공유하지만 전투기만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는 없기에 지상군이 필요하다. 지상군을 투입하려면 시리아 내전을 끝내야 한다”고 프랑스의 전략적 목표를 압축했다.

테러범 중 시리아 난민으로 위장해 입국한 자가 있다는 정황이 나옴에 따라 하루빨리 내전을 마무리해 난민 발생을 줄이는 작업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의 안보가 걸린 일이기도 하다.

시리아 내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저항하는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도 내전을 빨리 끝내고 IS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프랑스와 의견이 같다.

다만 공군력에 의존한 공습 위주로 나가겠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는 단호한 편이다.

IS와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러시아의 모호한 행동은 미국의 고민거리다.

“협력 강화는 분명히 좋은 일이기는 한데, 러시아가 IS에 얼마나 단호한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라는 캐런 돈프리드 전 백악관 고문의 발언이 이를 대변한다.

미국이 볼 때 러시아는 IS와 싸운다기보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시리아에서) 프랑스군과 협조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으나 파리 테러 전까지 러시아 전투기의 폭탄은 대부분 시리아 반군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미국은 추정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을 교착 상태로 끌고 감으로써 지난해 초 서방과 ‘신냉전’에 가까운 극심한 대립을 겪었던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무력 점거·병합 사태를 관심에서 지우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프랑스는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번 사태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고 국제사회의 도움을 청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창설헌장 제5조가 아닌 유럽연합(EU)의 리스본조약 제47조 7항을 근거로 들었다.

두 조항 모두 한 회원국이 침략받았을 때 여타 가입국의 지원 의무를 규정한 ‘집단안보’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군사·안보적 목적의 동맹인 나토가 아닌 정치적 연합체인 EU를 활용한 것은 나토 회원국으로서 지상군 투입을 꺼리는 미국의 처지를 고려한 선택이다.

러시아의 입지도 고려 대상이었다.

아로 주미 대사는 “러시아와의 대화가 이유 중 하나”라며 창설 목적부터가 과거 소련을 봉쇄하는 것이었던 나토의 이름으로 나서면 이번 사태에서 러시아와 힘을 합칠 수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나란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현대 국제사회의 강대국으로 군림해온 세 나라가 시리아와 IS를 놓고 물러서기 어려운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