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애인 석고상 놓고 거물딜러-카타르왕족 정면충돌

피카소 애인 석고상 놓고 거물딜러-카타르왕족 정면충돌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1-13 11:41
수정 2016-01-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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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블로 피카소의 초현실주의 시기 연인이었던 마리-테레즈의 상반신을 표현한 석고상(작품명 ‘여인 흉상’)의 소유권을 두고 세계적인 미술 거래상과 미술계의 큰 손인 중동의 왕족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카타르 왕족이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 전시 중인 여인 흉상이 2014년 자신이 피카소의 딸인 마리 위드마이어-피카소에게서 4200만 달러(약 509억원)에 구매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 작품의 소유주는 거물 미술 거래상인 래리 가고시안으로 돼있다. 가고시안 역시 지난 5월 위드마이어-피카소에게서 이 작품을 1억 600만 달러(1285억원)에 산 뒤 곧바로 뉴욕에 사는 익명의 수집가에게 재판매했다고 알린 바 있다.

이 작품은 피카소가 감성이 풍부하고, 곡선을 강조한 관능적 작품을 많이 만들던 40대 때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진 연인 마리-테레즈를 형상화한 것이다.

 피카소의 딸은 2014년 카타르 왕족을 대신해 거래를 문의한 미술 전문 거래상에게 이 작품을 4200만 달러에 팔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가격이 너무 낮다고 생각해 계약을 파기했다. 하지만 카타르 왕족 쪽은 거래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가고시안은 4200만 달러는 너무 낮은 가격이기 때문에 판매가 성사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자신은 이미 피카소의 딸에게 전체 대금의 75% 이상을 지불해 완벽한 소유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고시안은 피카소 딸 위드마이어-피카소와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특히 2011년 마리-테레즈를 소재로 한 특별전을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연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은 적정가격이 없는 명작들의 판매에 뒤따르는 갖가지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줄 뿐 아니라, 피카소 작품의 가치가 불황에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피카소는 1973년 사망 당시 5만여 점의 미술작품을 자녀 4명, 손주 8명과 여럿의 부인과 연인에게 남겼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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