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역사’ 중국 대표 여성단체 돌연 폐쇄…NGO 탄압 심화 우려

‘20년 역사’ 중국 대표 여성단체 돌연 폐쇄…NGO 탄압 심화 우려

입력 2016-01-31 11:00
수정 2016-01-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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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역사를 가진 중국의 대표적 여성인권단체가 갑작스럽게 폐쇄를 발표하자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탄압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여성 인권 옹호 단체인 ‘베이징중쩌(北京衆澤) 여성법률자문서비스센터(이하 베이징중쩌 여성센터)’는 웹사이트에 게시한 글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31일 보도했다.

중국 여성 법률 NGO의 선구자인 궈젠메이(郭建梅) 변호사가 운영하는 베이징중쩌 여성센터는 20여 년간 여성의 권리와 가족, 재산, 노동권 보호, 가정 폭력 방지를 위한 법률적 지원을 제공하는 등 여성 인권 관련 수만 건을 처리했다.

베이징중쩌 여성센터는 가정 폭력을 일삼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2011년 사형 선고를 받은 리옌(李彦) 사건을 맡아 작년 6월 중국최고인민법원(대법원 격)으로부터 원심 판결 파기를 이끌어냈다.

센터는 1995년 ‘베이징대 법학원 여성 법률 연구·서비스센터’로 설립됐지만, 베이징대가 2010년 3월 행정적 이유로 센터와 연계를 끊자 센터의 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 따른 부담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궈 변호사는 2011년 미국 국무부가 수여하는 ‘용기있는 국제여성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중국의 대표 여성 인권 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중국 NGO 활동가들은 베이징중쩌 여성센터가 해외 자금에 의존한 점과 일부 사건으로 세간의 이목을 끈 점에 불만을 느낀 당국이 센터의 폐쇄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베이징중쩌 여성센터처럼 당국 방침에 순종하지 않는 많은 NGO는 중국 당국이나 기관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지 못해 해외 자금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활동가들은 당국이 최근 몇 년 간 활동가 체포, 구금, NGO 폐쇄 등을 통해 NGO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활동가는 20여 년간 중국 안팎에서 호평을 얻은 베이징중쩌 여성센터가 폐쇄된 것에 NGO 활동가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해외 자금 지원을 받는 다른 NGO들의 미래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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