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파문 차단 부심 vs 리커창 “청렴한 가풍 진작” 강조
각국 지도층의 재산 해외도피 의혹을 폭로한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으로 중국 지도부가 갈등조짐을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전체적으로 중국 지도부는 이번 파문에 대해 외견상 잠잠하지만 내부에선 격랑과 암투가 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18일 보도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전·현직 정치국 상무위원 8명의 친인척이 포함됐다는 것이 발단이다.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시 주석은 이번 파문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민심 안정’ 캠페인에 나섰으나,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제동’을 걸고 있다고 보쉰은 전했다.
중국 지도부 거처와 권부가 몰린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의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근래 국가 문화재 보호와 국가안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관심 전환’ 전략으로 시 주석의 수석 책사로 알려진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정치국원)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이를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총성 없는 정권 전복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공산당에 ‘민심 안정’ 캠페인을 벌이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가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대한 인민의 불만을 선동해 최종적으로 당을 전복하려는 음모라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보쉰은 중국 당국이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보도를 엄격히 통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리 총리의 최근 발언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리 총리는 지난 달 말 시 주석의 방미 기간에 개최된 국무원 염정(廉政·깨끗하고 맑은 정치) 회의에서 “당 영도간부는 청렴한 가풍을 진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이 리 총리의 이 발언의 전문을 지난 15일 보도한 것을 두고 매형이 파나마 문건에 연루된 시 주석을 겨냥한 고도의 흑색 전술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중국 광둥(廣東)성 공안당국은 해당 문건의 유출에 대한 첫 보복 조처로안궈(安國) 법률사무소 소속 거융시(葛永喜) 변호사를 연행했다고 보쉰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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