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노예 어부’ 추적 보도 AP통신 여기자 4명 퓰리처상

동남아 ‘노예 어부’ 추적 보도 AP통신 여기자 4명 퓰리처상

오상도 기자
입력 2016-04-19 22:40
수정 2016-04-1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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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美 유통 과정 1년 이상 포착

펜 끝은 칼날보다 날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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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동남아 어선의 노예 노동을 파헤친 탐사보도로 2016년 퓰리처상(공공부문)을 받게 된 AP통신의 여기자 4명. 왼쪽부터 마서 멘도사, 로빈 맥다월, 에스더 투산, 마지 메이슨. 뉴욕 AP 연합뉴스
1년 넘게 동남아 어선의 노예 노동을 파헤친 탐사보도로 2016년 퓰리처상(공공부문)을 받게 된 AP통신의 여기자 4명. 왼쪽부터 마서 멘도사, 로빈 맥다월, 에스더 투산, 마지 메이슨.
뉴욕 AP 연합뉴스
AP통신의 여기자 4명이 동남아시아의 ‘노예 어부들’을 파헤친 탐사보도로 올해 100회째를 맞은 퓰리처상 공공부문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1년 넘게 가혹한 노예 노동의 실태를 추적했고, 이렇게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된 해산물이 미국 내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를 규명했다.

주인공은 마지 메이슨, 로빈 맥다월, 마서 멘도사, 에스더 투산 등이다. 이들은 2014년 인도네시아의 벤지나섬을 찾아가 우리에 갇힌 남자들을 발견하면서 노예 선원 취재에 들어갔다. 이 중 맥다월은 야음을 틈타 보트를 타고 트롤 어선에 접근, 노예 노동자들의 참상을 찍으려다 위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특종 욕심도 잠시 보류한 채 어선 노예들이 먼저 풀려날 때까지 기다렸다. 노예 노동자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보도 뒤 실상이 알려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형사재판을 열어 관련자들을 처벌했다. 이어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에서 꾐에 빠져 어선에 감금된 채 죽도록 일하던 노예 노동자 2000여명이 풀려났다. 수상자 중 멘도사는 2000년 한국의 노근리 학살 사건 보도로 한국인 최상훈 기자와 함께 탐사보도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6-04-2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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