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뼉 금지…‘소녀·숙녀’ 단어 불허” 호주학교들 이색풍경

“손뼉 금지…‘소녀·숙녀’ 단어 불허” 호주학교들 이색풍경

입력 2016-07-21 16:08
수정 2016-07-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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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민감한 학생들 배려…여학교서 ‘성 중립성’ 강화 차원

호주 시드니의 한 초등학교와 여자 중고등학교(하이스쿨)에서 최근 벌어진 이색 조치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초등학교는 학생들이 모두 모이는 행사에서 손뼉 치는 것을 금지해 지나친 규제라는 비판을 받았고, 한 여자 중고등학교는 성 중립성을 강화한다며 교사들에게 ‘소녀’나 ‘숙녀’라는 말을 쓰지 말도록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불렀다.

엘라노라 하이츠 초등학교는 조례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서 학생을 칭찬할 일이 있으면 ‘소리 없는 격려’ 방식을 택하기로 하고 이번 주 초 소식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에 따라 손뼉을 치는 행위를 금지하는 대신 신난 표정을 짓고 허공에 주먹을 흔들어 대거나 흥겹게 몸을 흔드는 식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학교 측은 이러한 조치가 소음에 민감한 학생 등 학교 구성원을 존중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들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고, 잠시도 가만히 못 있고 꼼지락거리는 행위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또 명문 여자 중고등학교인 ‘첼트넘 걸스 하이’(Cheltenham Girls High)는 교사들에게 ‘학생’(students)처럼 성 중립적인 말만 쓰고 ‘소녀’(girls)나 ‘숙녀’(ladies), ‘여성’(women)이라는 말은 쓰지 않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이런 조치가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LGBT)들에게 좀 더 편안한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하지만 학교 측은 교명에 붙은 ‘소녀’라는 단어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 불만이 제기되고 교육 당국이 조사에 들어가자, 학교 측은 성 중립적인 단어만 쓰는 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학생들의 성을 언급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부모들은 성 소수자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이미 배척되는 느낌을 받는 실정이라며 학교 측의 행보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집단 괴롭힘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한 학교’(Safe School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연방 정부가 폐지를 추진하면서 찬반론자들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빅토리아주 질롱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4월 학생들 사이 혹은 학생과 교사 사이에 친근감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한다며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거나 주먹을 맞대는 식의 인사 대신 서로 가볍게 포옹하는 인사로 바꾸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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