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지진이 갈라놓은 모녀…구사일생 엄마, 숨진 딸에 작별인사

伊 지진이 갈라놓은 모녀…구사일생 엄마, 숨진 딸에 작별인사

입력 2016-08-27 21:01
수정 2016-08-27 21:0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지진 사망자 284명으로 늘어…첫 국가 장례식 거행

지진으로 마을 전체가 파괴된 이탈리아 중부의 작은 산골 마을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서 한순간에 생사가 갈린 모녀가 눈물의 작별을 했다.

26일(현지시간) 마르케 주 아스콜리 피체노의 체육관.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시신이 관에 담겨 도열해 있는 이곳에 한 중년 여성이 들것에 실린 채 들어와 시선이 집중됐다.

남편, 두 딸과 함께 로마에서 고향인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 휴가를 보내러 왔다가 큰 딸 줄리아(9)를 잃은 이 여성은 딸이 잠들어 있는 관으로 힘겹게 다가간 뒤 관 위에 붙어있는 딸 사진에 얼굴을 맞댔다.

그리고는 “안녕, 엄마는 너를 많이 사랑해”라고 나지막이 작별인사를 건넸다.

이 여성은 지진이 일어난 지난 24일 새벽 남편, 두 딸과 함께 잠을 자다가 집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 갈비뼈 몇 개가 부러지는 큰 상처를 입었으나 죽은 딸을 만나기 위해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체육관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줄리아의 동생인 조르지아(5)는 지진 발생 약 10시간 만에 언니 옆에 웅크리고 있는 채로 발견됐다. 구조대 관계자는 잔햇더미에서 자매를 발견했을 때 언니인 줄리아가 조르지아를 보호하려는 듯 껴안고 있었다고 전했다.

자매의 아빠 역시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으나 살아남았다.

한편, 지진 발생 나흘째인 27일 새벽에도 규모 4.0의 지진을 비롯한 여진이 쉴 새 없이 이어진 가운데 이번 지진에서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난 아마트리체에서 실종자들의 시신이 추가로 수습되며 지진 사망자 수는 모두 284명으로 증가했다.

이날 오후 아스콜리 피체노에서는 꼬마 줄리아를 비롯한 희생자 45명에 대한 장례식이 국가장으로 거행된다. 지진 이후 첫 국가 장례식인 이 자리에는 유족들과 함께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마테오 렌치 총리, 라우라 볼드리니 이탈리아 하원 대표 등이 참석한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