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일본과 대화하고 싶다’ 말해”…9월 블라디보스토크 회담설 부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아베 “납치문제 해결 위해 北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2018.6.8 AP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물론 북일 정상회담은 납치문제가 진전되는 회담이 돼야 한다. 그런 점도 고려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이날 발언은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일 정상이 직접 만나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아베 총리와 한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북일회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일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 2004년 5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2차 정상회담을 한 이후 처음이 된다.
일본 언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거론하며 “일본과도 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이에 김 위원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사히신문은 한국의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과도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음에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납치 문제 언급에 대해 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런 상황들을 고려할 때 오는 9월 11~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현지에서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포럼에 초청했고 아베 총리도 참석할 예정인 만큼 북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8월 아베 총리의 전격 방북설도 제기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 시점에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가면서, 일본이 북한과 직접 마주보고 해결해야 한다는 결의로 임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 내각관방 산하 ‘납치문제대책본부’는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가 17명이라고 규정했다. 이 가운데 5명은 2002년 고이즈미 총리 방북 당시 귀국했다.
그런 만큼 현재 문제가 되는 납치피해자는 12명이다. 일본 정부는 이들의 생사확인 및 귀국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 정부는 883명을 특정실종자로 보고 있다. 특정실종자는 납치 피해자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인물을 말한다.
그러나 북한은 12명 가운데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북한에 있지 않다며 일본측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납치문제는 이미 해결된 사안이란 것이 일관된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