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앙숙’ 인도 공습에 파키스탄 ‘핵 지휘부’ 소집 맞대응

‘핵 앙숙’ 인도 공습에 파키스탄 ‘핵 지휘부’ 소집 맞대응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9-02-27 15:51
업데이트 2019-02-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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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령 카슈미르서 테러 인도 경찰 40여명 사망
인도 전투기 동원…테러거점 파키스탄 영내 공습
48년만의 인도 직접 공격에 파키스탄 보복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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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주민들이 27일 인도 공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자국 영토를 공습하자 길거리로 나와 항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파키스탄 주민들이 27일 인도 공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자국 영토를 공습하자 길거리로 나와 항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 총선 앞두고 들끓는 보복 여론에 공습
경제난 파키스탄 사기 진작 위해 보복할듯
전문가 “양측 갈등 관리 실패시 확전” 경고

인도 공군이 테러 거점으로 지목한 파키스탄의 한 마을을 공습하자 파키스탄이 26일(현지시간) ‘핵 지휘부’를 소집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핵보유국이자 앙숙인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양측이 갈등의 통제하는 데 실패하면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으로 치들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발단은 인도 공군이 지난 14일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응징으로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파키스탄 영내 테러조직 캠프를 공습하면서 비롯됐다. 이 자살 폭탄 테러로 40여명이 사망했는데, 사망자 대다수가 인도 경찰이었다. 테러 배후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카슈미르 반군 자이쉬-에-무함마드(JeM)가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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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서부 잠무 카슈미르에 있는 달 호수. 한 카슈미르 주민이 26일 배를 타고 호수를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 북서부 잠무 카슈미르에 있는 달 호수. 한 카슈미르 주민이 26일 배를 타고 호수를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들끓는 보복 여론에 인도가 26일 새벽(현지시간) 테러 거점으로 지목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 약 190km 떨어진 발라콧 마을 부근의 무장 조직 캠프를 공습했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무장조직원 300여명이 숨졌다.”라고 말했다. 인도가 파키스탄을 직접 공습한 것은 1971년 이후 48년만이다.

인도가 파키스탄 영토를 공습하자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핵전력을 관할하는 ‘국가지휘국’을 소집한 직후 자국민에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며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파키스탄군도 “시간과 장소를 정해 대응에 나서겠다.”라며 인도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렸다.

반면 선거 유세장으로 향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주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오는 4~5월 총선을 앞둔 모디 총리는 카슈미르 테러 공격에 대한 강경 대응 압박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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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공군이 26일 새벽 파키스탄 영내에 있는 테러거점을 공습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길거리로 나와 자축하는 인도 주민들. AP연합뉴스
인도 공군이 26일 새벽 파키스탄 영내에 있는 테러거점을 공습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길거리로 나와 자축하는 인도 주민들. AP연합뉴스
파키스탄 역시 경제난을 겪는 국민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배출하기 위해 보복에 나서겠지만 본격적인 전쟁을 원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이유로 현지에서는 파키스탄이 반격에 나서더라도 군사시설이나 민간인 거주지 등 민감한 지역은 피한 채 ‘안전한 곳’을 타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인도 공습은 전쟁 전조라기보다는 가식적 행동”이라며 “지난해 7월 총선 승리로 막 정부를 출범시켰지만 경제난을 겪는 칸 총리나 총선을 수주일 앞둔 모디 총리 모두 전면전을 벌일 여력이 없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양측이 워낙 첨예하게 맞선 예상치 못한 확전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만은 더타임스에 “이번 공습으로 두 핵보유국 인도-파키스탄 간 대립이 새로운 불안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도 “양측이 상황을 통제하는데 실패하면 위기 상황이 심각해질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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