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실제 나이는 137억 7000만년”

“우주의 실제 나이는 137억 7000만년”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0-07-17 19:13
수정 2020-07-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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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과학자 140명 칠레 우주망원경으로 빅뱅 추적해 발표

인류가 품은 오랜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는 ‘우주의 나이가 과연 얼마일까’이다. 칠레 아타카마 우주망원경(ACT)으로 빅뱅을 추적해 온 전 세계 과학자들이 해답을 제시했다. 이들이 밝힌 정확한 우주의 나이는 137억 7000만년, 오차 범위는 ±4000만년이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과 네이처닷컴 등에 따르면 프린스턴대 출신을 중심으로 7개국 41개 기관에서 140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지난 2013~2016년 ACT로 관측한 연구 결과를 두 편의 논문으로 정리해 온라인 저널 ‘아카이브’(arXiv.org)를 통해 발표했다.

빅뱅의 잔상이라고 할 수 있는 우주마이크로파배경(CMB)은 빅뱅 뒤 38만년이 흘러 우주의 온도가 충분히 내려가면서 광자(빛)의 운동을 방해하던 자유전자가 수소나 헬륨 원자핵에 붙잡혀 퍼지게 된 가장 오래된 빛이다. 우주의 관점으로 볼 때 38만년은 그야말로 찰나에 불과한 시간이다. CMB는 빅뱅 직후에 생겨난 것이나 다름없다.

앞서 유럽우주국(ESA) 공동연구단은 지난 2009~2013년에 플랑크 위성(2009년 우주배경복사 연구를 위해 ESA가 발사한 위성)이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CMB 복사 지도를 만들었다. 이 지도는 유례없는 정밀도로 CMB 우주론의 표준이 됐다. 칠레 연구팀은 플랑크 위성보다 해상도가 더 높은 ACT를 활용해 CMB 지도 작성에 나섰다. 결과에 따라 기존 CMB 연구에 도전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었지만 둘 간 오차가 0.3%밖에 나지 않아 신뢰도가 더 높아졌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영국 카디프대학의 우주학자 에르미니아 칼라브리시 박사는 “처음으로 독립적으로 측정된 두 개의 자료를 갖게 됐다. 두 자료의 허블 상수 차이가 0.3%밖에 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우주팽창률을 보여주는 허블 상수를 67.6㎞/s/Mpc로 제시했다. 지구에서 1메가파섹(Mpc·326만광년) 멀어질 때마다 초당 67.6㎞씩 더 빠르게 팽창한다는 의미다. 이는 ESA의 플랑크 위성 자료로 산출한 값과 거의 일치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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