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여행·클럽 간다… 불안하지만 백신이 되찾아준 일상

놀이공원·여행·클럽 간다… 불안하지만 백신이 되찾아준 일상

입력 2021-05-02 20:46
수정 2021-05-03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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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서두른 국가들 ‘코로나 봉쇄 탈출’

中 노동절 연휴 맞아 2억 6500만명 이동
만리장성·룽먼석굴 등 관광지 인파 몰려
美 디즈니랜드파크 400여일 만에 재개장
프로 야구·축구도 관중 100% 받아 활기
英선 마스크 안 쓰고 3000여명 클럽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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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진척이 빠른 국가들에서 일상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400여일 만에 재개장한 디즈니랜드를 찾은 가족들이 성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애너하임 AP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진척이 빠른 국가들에서 일상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400여일 만에 재개장한 디즈니랜드를 찾은 가족들이 성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애너하임 AP 연합뉴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끊이지 않으며 여전히 우려를 자아내지만, 백신 접종을 일찍 시작한 국가를 중심으로 일상으로의 복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식당이나 영화관 등에 이어 놀이공원과 클럽처럼 대중이 모일 수 있는 시설도 재개장하며 소소한 행복을 되찾은 시민들의 표정은 한껏 밝아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위기를 탈출한 중국에서는 닷새간의 노동절 황금연휴(1~5일)를 맞아 관광지마다 밀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1일 중국에서 각종 교통수단으로 이동한 여행객이 5637만 3000명에 달했다. 감염병 여파가 이어지던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번 연휴에는 지난 춘제(음력설) 때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귀향을 포기한 이들이 보상 성격의 휴가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기간 수송 여객이 2억 6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장거리 여행에 주로 쓰이는 철도 이용자가 전체의 60%다. 대다수가 이번 연휴를 ‘벼르고’ 있었다는 뜻이다.

만리장성을 대표하는 베이징 바다링은 관람객이 너무 많이 몰려들자 오전 11시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후베이성 우한을 상징하는 황학루는 하루 방문자만 5만명에 달했다. 허난성 뤄양의 룽먼석굴에서는 보안요원들이 관람객들을 향해 “한 지점에 머물지 말고 계속 앞으로 이동하라”고 쉴 새 없이 확성기로 외쳤다. 저장성 항저우의 명물 시후에도 사람들로 가득 차 공중화장실 앞마다 수백m씩 줄이 늘어섰다. 중국중앙(CC)TV는 “이번 연휴에 수도 베이징 호텔 객실 예약이 바이러스 사태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고 전했다. 금융 중심지인 상하이의 명소 와이탄에도 1일 하루에만 42만명이 찾아와 역대 노동절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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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진척이 빠른 국가들에서 일상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 1일부터 닷새 동안 노동절 연휴에 들어간 중국에선 유명 관광지마다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베이징 외곽 만리장성에도 인파가 몰렸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진척이 빠른 국가들에서 일상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 1일부터 닷새 동안 노동절 연휴에 들어간 중국에선 유명 관광지마다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베이징 외곽 만리장성에도 인파가 몰렸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미국도 대확산 위기를 뒤로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재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디즈니랜드파크가 400여일 만에 손님들을 맞이했다. 디즈니랜드파크와 인근 디즈니랜드 캘리포니아 어드벤처파크는 코로나19 이후 1년 넘게 폐쇄됐고, 지난겨울 확산세가 심해지며 재개장이 한 차례 미뤄졌다가 이번에야 다시 문을 열었다.

미키마우스 귀 머리띠를 쓴 방문객들은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들과 입장을 기다리던 모미 영 윌킨스는 AFP통신에 “디즈니랜드는 우리 가족이 가장 행복해지는 곳”이라며 “딸들에게 꼭 재개장 당일에 가자고 약속했는데 지키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방역 수칙에 따라 현재 수용 가능 인원의 25%만 입장할 수 있고, 밀집을 막기 위해 저녁 시간 퍼레이드와 공연 일정은 열리지 않지만 이미 7주 후 티켓까지 매진됐다.

미국프로야구(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미국프로축구(MLS)의 애틀랜타 유나이티드가 각 리그에서 처음으로 5월부터 관람객을 100% 받아 경기를 치르기로 하는 등 스포츠 분야에서도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9월로 일정을 옮겼던 유명한 경마 대회 ‘켄터키 더비’도 올해는 관례대로 1일부터 열렸다.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지만, 관중도 수천명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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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진척이 빠른 국가들에서 일상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영국 리버풀의 한 나이트클럽에선 코로나19 확산위험 조사차 마스크를 벗고 밀집한 젊은이들이 금요일 밤의 심야 파티를 즐겼다. 리버풀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진척이 빠른 국가들에서 일상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영국 리버풀의 한 나이트클럽에선 코로나19 확산위험 조사차 마스크를 벗고 밀집한 젊은이들이 금요일 밤의 심야 파티를 즐겼다.
리버풀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에서도 봉쇄 조치가 서서히 완화되며 영국 리버풀에선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춤출 수 있는 클럽이 문을 열었다. 18세 이상 성인 인구의 65%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치자 정부가 일종의 시범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24시간 안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3000여명이 클럽으로 모여들었고, DJ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앞으로 참가자들의 감염 여부를 추적하고, 동선과 공기 질 등을 분석해 대규모 행사에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해변 지역이 재개장하며 지난 토요일부터 관광객으로 북적였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3개월 만에 육로 국경을 재개방했다.

서울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05-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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