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前부총리, 푸틴 심기 건드리는 발언했다가 결국...

러시아 前부총리, 푸틴 심기 건드리는 발언했다가 결국...

김태균 기자
입력 2022-03-19 19:43
수정 2022-03-1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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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에 “모든 전쟁은 최악” 발언에 정치권 지탄
러시아판 ‘실리콘밸리’ 육성 총책 사임...사실상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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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밑에서 6년간 부총리를 지냈던 러시아 최고위직 인사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반전’ 목소리를 냈다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자진사퇴 형식을 띠었지만, 정권 최상층부의 압력에 의해 강제로 옷을 벗은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18일 “크렘린궁(푸틴 대통령)의 행동에 반하는 목소리를 냈던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49·전 부총리) 스콜코보 재단 이사장이 사임했다”며 “이는 한 국회의원이 그의 ‘국가적 배신’ 행위를 비난하며 해임을 촉구한 뒤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경제 전문가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푸틴 대통령을 보좌했던 드보르코비치 전 부총리는 지난 14일 미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을 포함해 모든 전쟁은 인생에서 직면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이다”, “내 마음은 우크라이나 시민과 함께 하고 있다” 등 발언을 했다.

로이터는 “이 발언으로 드보르코비치는 이번 전쟁에 의문을 제기하는 러시아 최고위직 기득권층 인사 가운데 한 명이 됐다”고 전했다.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전 러시아 부총리. 서울신문 DB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전 러시아 부총리. 서울신문 DB
드보르코비치는 2018년 부총리 퇴임과 함께 스콜코보 재단을 맡아 러시아 최대의 첨단 과학기술단지인 스콜코보 혁신센터의 운영을 총괄해 왔다. 이곳은 러시아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최첨단산업기지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다.

이고르 슈발로프 스콜코보 재단 이사회 의장은 “드보르코비치가 현 상황에서는 더 이상 재단 이사장 업무와 국제체스연맹(FIDE) 회장 직무를 함께 수행할 수 없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드보르코비치는 FIDE 회장직을 겸해 왔다.

이번 일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16일 TV 연설에서 “서방은 러시아 내부의 배신자를 이용해 러시아 사회를 분단시키고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드보르코비치는 미국 언론 인터뷰 발언이 보도된 후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러시아) 군인들의 용기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러시아는 가혹하고 무분별한 제재의 표적이 됐다”고 자신의 충성심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집권 통합러시아당 안드레이 투르차크 의원은 “드보르코비치 이사장의 행동은 푸틴 대통령이 말했던 바로 그 국가적 배신으로 밖에는 볼 수가 없다”고 비난하며 해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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