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해 중국이 구매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미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첫 ‘경제적 강압’ 사례로 규정했다. 반면 중국이 3년 전부터 마이크론 구매를 서서히 줄이고 자국산을 늘렸왔기 때문에, 미국이 그간 보여온 대중 의존 축소와 비슷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4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의 발표는 근거가 없다. 우린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더 명확히 하기 위해 중국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적 강압 담은 G7성명 이튿날 중국이 보복” <br>
이어 “중국의 조치는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맞선 G7이 취한 강력한 입장을 약화하려는 시도임이 분명하다”며 이를 다룬 G7 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튿날 중국이 곧바로 마이크론 구매금지를 단행했다고 비판했다.
커비 조정관은 최근 미중 간 소통 분위기에 대해 “(중국과의) 토론과 소통라인은 여전히 열려 있다”면서도 중국의 부적절한 행동에 손을 놓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린 중국 조치로 야기되는 반도체 시장의 왜곡에 대처하기 위해 G7 내부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수위 높은 비판에도 대응책 마땅치 않은듯
다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G7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경제적 강압에 대한 조정 플랫폼’을 신설했지만 국가마다 대중 협력 수준이 달라 ‘집단 보복’과 같은 초강경책까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그간 주로 논의된 경제적 강압의 대응책은 중국에게 피해를 본 국가에 금융원조나 피해 물품 수입 등을 제공하는 것이어서 미국에는 효과가 적다.
중국은 향후 마이크론 제재의 근거를 내세우며 경제적 강압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 수 있다. 워싱턴DC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 사용만으로 안보 불안을 제기하는 것처럼, 중국도 미국 반도체 사용 자체를 거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0년부터 중국의 마이크론 주문 급격히 줄어”
중국 정부가 이미 수년 전부터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줄여왔기 때문에 마이크론 구매 중단에도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00개가 넘는 중국 정부의 입찰 내용을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중국 정부가 감시망 사업 등을 위해 마이크론의 반도체를 정기적으로 구매했지만 2020년부터 구매 요청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고 이날 밝혔다. 2020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에 제재를 가하며 반도체 압박을 개시한 다음 해다.
●美, 中내 우리기업의 반도체 증산 저지 부탁할듯
중국 정부 기관들은 2019년까지만 해도 마이크론 제품을 자유롭게 구매했지만, 2020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구매는 화웨이나 유니크, 하이크비전 등 자국 업체로 한정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품 구매도 더러 있었지만, 이는 중국 기업이 만들지 못하는 첨단 제품에 한정된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를 중심으로 중국이 마이크론 판매금지에 따른 반도체 부족분을 채우지 못하게 하는게 효과적인 대응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행정부도 한국 정부에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증산을 막아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가운데 한쪽을 끊어낼 수 없는 한국의 입장에서 미국이 지금과 같이 공개 압박을 지속할 경우 오히려 운신의 폭이 좁아져 미국에도 좋을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 이경주·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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