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조명한 ‘지공거사’…“노인 지하철 이용 에티켓 있어”

뉴욕타임스가 조명한 ‘지공거사’…“노인 지하철 이용 에티켓 있어”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3-09-28 08:00
수정 2023-09-28 08: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고령 승객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지하철 1호선 승강장의 모습. 서울신문DB
고령 승객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지하철 1호선 승강장의 모습. 서울신문DB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서울에서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를 이용하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지하철 양대 운영사의 통계에 따르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년층은 서울 지하철 연간 이용객의 약 15%를 차지한다. ‘공짜 지하철’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지공거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서울 지하철은 노인들의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고, 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 노선과 역도 잘 알려져 있다.

은퇴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이모(85)씨는 하루 종일 지하철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서울의 수많은 노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에어컨과 히터를 쐴 수 있고,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며, 320㎞에 이르는 지하철 선로를 따라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을 타고 남쪽으로 4호선 종점까지, 북서쪽으로 수인-분당선 종점까지, 다시 동쪽으로 1호선 종점까지 지하철 시스템 밖으로 발을 내딛지 않고 순환했다. 정확히 4시간이 걸렸다.

이씨는 자신과 같은 노년 무임승차객이 지하철을 탈 때 젊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한 암묵적인 에티켓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열차가 꽉 차고 사람들이 붐비는 러시아워는 피하고,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도록 앉아있는 젊은이들 앞에 서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각 열차 칸의 양쪽 끝에 노약자를 위한 좌석이 6석씩 마련되어 있지만, 한국의 고령 인구 비율을 고려하면 서울 지하철에는 노약자를 위한 좌석이 적다.

1980년 노인 무임승차 정책을 도입한 차흥봉(80)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NYT에 “1980년대 후반까지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한국 노인이 제한된 소득으로 빈곤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국인 10명 중 약 4명이 빈곤층으로, 이는 일본이나 미국의 두 배에 달한다.

지하철이 수년간 적자에 시달리자 정치인들은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하거나 이용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월 한 토론회에서 수십 년 전 무임승차 정책이 도입될 당시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4%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17% 이상을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어쩔 수 없이 노년층으로 밀려난다”며 “노인들이 신체 활동을 유지함으로써 국가가 더 많은 의료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NYT가 1호선 소요산역에서 만난 이들은 “한 번 탈 때마다 1500원 정도인 지하철 승차 금액은 한국의 노년 세대에게는 매우 중요하다”며 “지하철이 무료가 아니었다면 대부분 지하철을 훨씬 덜 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국표 서울시의원 “학생·지역주민 교통복지 개선 위한 마을버스 확충 매우 시급”

서울시의회 홍국표 의원(국민의힘, 도봉2)은 지난 14일 효문고등학교에서 마을버스 운행과 관련한 학부모 간담회를 주선해 지역 교통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효문고 교장, 효문중 교장, 교감, 도봉구청 관계자, 지역운수업체 및 효문고, 효문중, 쌍문초 학부모 등 약 20명이 참석해 학생들의 수요가 많은 마을버스의 증차, 노선변경 및 신설 등에 대해 건의했다. 학부모들은 “인근지역 주택공급 및 개발로 효문고, 효문중, 쌍문초는 물론 덕성여대까지 교통수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마을버스 배차간격이 길고, 무엇보다 쌍문역 같은 지역수요가 많은 교통요지와의 접근성에 문제가 많다”라며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숙원사업”이라고 적극 건의했다. 학교 측에서도 “학교 위치가 너무 외져서 기간제교사를 채용할 시 지원율이 상당히 낮고, 특히 초임교사들에게도 교통상의 문제로 출퇴근에 어려움이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홍 의원은 “학생복지뿐만 아니라 교통복지 차원에서 학교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육환경 개선은 단순히 시설 확충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통학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thumbnail - 홍국표 서울시의원 “학생·지역주민 교통복지 개선 위한 마을버스 확충 매우 시급”

배기만(91)씨는 “지난해 칠순의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집에서 씻거나 식사도 거의 하지 않고 며칠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하철을 타기 위한 외출은 폴로 셔츠와 바지를 차려입는 동기를 부여한다”며 “외출 뒤에는 혼자서 더 잘 먹고 잘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