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이 아닌 바에서 맥주 마시는 호주 관객. AP=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경기장을 찾은 한 미국 남성이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마실 수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파리올림픽에서 알코올 음료를 살 수 없는 미국 관중들이 황당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리올림픽 모든 경기장에서는 VIP 구역을 제외한 일반 관중석에서는 알코올 반입과 음주가 금지됐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스포츠를 관람하는 문화에서 살아온 미국인들이 당황스러워하는 이유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온 57세 남성 로더는 “파리에 왔는데 와인이 하나도 없다”며 “우리는 ‘저 위에 술을 파는 곳이 몇 개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경기장) 위아래를 걸어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온 티파니 톰슨(34)은 “우리가 갔던 모든 다른 스포츠 경기에서는 술을 마실 수 있었다”며 “물론 경기를 보면서 술을 안 마실 수 있지만, 오늘처럼 더운 날에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관람하면 더 재밌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경기장에서는 청량음료와 알코올이 빠진 맥주를 판다. 일반 입장권을 산 관객들은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는 경기 관전 후 경기장 밖 바에서 마실 수 있다.
경기장에서 술이 금지된 건 1991년 대규모 행사에서 알코올음료와 담배 판매를 제한하기 위해 제정된 프랑스의 에빈 법 때문이다.
각 스포츠 단체는 이 법에 따라 1년에 최대 10차례 대회에서만 알코올음료를 팔 수 있다.
파리올림픽에서는 개회식을 빼더라도 16일간 700경기 이상 열리기 때문에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을 에빈 법의 적용 대상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하지도 않았다.
조직위 대변인은 “에빈 법을 면제하려면 올림픽 규모의 행사에 대한 법 개정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영국)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브라질)에서는 맥주와 와인 등 관중의 음주가 허용됐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경기장 내 일반 관중의 알코올 반입과 섭취가 금지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열려 관중들이 불편을 겪을 기회조차 없었다.
다만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는 뜻의 VIP에게는 경기장 라운지에서 맥주, 와인 등 알코올음료를 제공한다.
이 또한 프랑스 법 덕분이다. VIP 라운지와 같은 접대 구역에서는 연회, 행사 등에서 볼 수 있는 음식 제공인 케이터링에 기반한 법을 따로 적용한다. 따라서 VIP는 제약 없이 알코올음료를 마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