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 상남자” 표정관리 끝…브로맨스 시즌2?

푸틴 “트럼프, 상남자” 표정관리 끝…브로맨스 시즌2?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11-08 15:11
수정 2024-11-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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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트럼프 당선 축하…대화할 준비됐다”
“암살시도 때 행동 용감하고 남자다웠다”
“러와 무관한 트럼프, 재임 시절 유착 의혹”
“언젠가 美와 관계 회복하길…공은 미국에”
트럼프 전쟁 종결 언급엔 “주목할만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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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크렘린궁 공보실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크렘린궁 공보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축하하며,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이 자리를 기회로 그에게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도 “준비됐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면서, 서방 지도자들과 연락을 재개하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암살 시도를 당했을 때의 행동이 인상 깊었다며 “그는 용감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사람들은 특별한 상황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준다”며 “내 생각에 그는 매우 정확하고 용감하게 자신을 보여줬다. 남자다웠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와 무관한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 재임 시절 끝까지 유착 의혹을 받으며 괴롭힘을 당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그는 말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언젠가는 미국과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공은 미국에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 종전계획 러시아에 유리
당선 이후 애써 ‘표정관리’…여유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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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7 소치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토론클럽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7 소치 타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트럼프 승리가 확정된 6일에는 그의 당선을 축하할 계획은 없고, 신중하게 미국의 입장을 주시할 것이라며 애써 ‘표정관리’를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미국과 러시아 간 관계는 역사상 최악 수준이며, 더 악화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튿날 크렘린궁은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소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곧이어 푸틴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축하하며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의 ‘브로맨스 시즌2’가 단계적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우크라인 파괴하든지 협상 시작하든지”
‘자국이익 우선’ 트럼프·푸틴 ‘계산된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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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헬싱키 AFP 연합뉴스
2018년 7월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헬싱키 AFP 연합뉴스


대선 전부터 ‘트럼프 귀환’은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를 전제로 한 평화협상을 암시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공언해왔다. 그는 ‘현재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러시아와 협상할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이는 자국 영토를 온전히 지키는 내용의 ‘승리 공식’을 고수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쟁 해법과는 배치된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기간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2012년부터 지난 5월까지 국방장관을 지내며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주도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7일 “전황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인구를 파괴하든지, 아니면 현재의 현실을 깨닫고 협상을 시작하든지”라고 서방을 압박했다.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의 ‘계산된 밀착’이 실현되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도 팔짱만 낀 채 관망하는 태도로 돌변하거나 분열할 개연성이 커진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란·중국과의 협력 축소를 요구하는 대신, 러시아에 부과된 각종 제재를 해제할 수도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 말처럼 ‘뼛속까지 사업가’로 ‘군식구들’에게 돈 쓰기를 싫어하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축소 또는 중단을 선언할 수도 있다.

6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정책고문 3인은 무기 지속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점령 영토 포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20년 유예 ▲비무장지대 설정을 압박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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