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애니메이션 지브리 스타일 변환 AI 이미지 유행
감독 작품 가치 훼손 지적도…“영혼 없다” 목소리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왼쪽)이 일본 애니메이션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한 이미지. 엑스 캡처.
생성형 인공지능(AI) 회사 오픈AI가 최근 선보인 지브리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이미지 생성 기능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와 함께 예술계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에 따르면, 오픈AI는 최신 버전 ‘GPT-4o’에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추가해 월 20달러 이상의 유료 서비스 이용자들이 자신의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할 수 있게 했다. 이 기능은 동영상 생성 AI ‘소라’(Sora)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가족, 친구, 반려동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지브리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변환해 SNS에 공유하기 시작했으며, 오픈AI CEO 샘 올트먼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며 이 유행에 동참했다.


한 엑스 사용자가 올린 애완견 사진(오른쪽)과 지브리 스타일 변환 이미지(왼쪽). 엑스 캡처
많은 이용자가 이 새로운 AI 도구에 열광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가치가 훼손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러한 변환 이미지는 ‘AI 슬롭(Slop·오물)’에 불과하며 인간 고유의 창작물과는 달리 “영혼이 없다”는 지적이다.
엑스의 한 이용자는 “오늘 우리가 본 것은 AI 슬롭의 전형이다. 가짜 지브리가 넘쳐나고 예술은 단순한 ‘콘텐츠’로 전락했다. 독창적 디자인은 기계적 복제물이 됐고, 창의성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이런 현상은 AI 기술이 예술 영역 전반에 침투하는 것에 대한 예술가들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벌어졌다. 2023년 말에는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가 수천명의 예술가 작품을 동의 없이 학습 데이터로 사용한 사실이 논란이 됐으며, 지난해에는 1만 1000명 이상의 창작자들이 AI의 무단 작품 학습을 비난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지난달에는 뉴욕 크리스티 갤러리의 AI 아트 경매 취소를 요구하는 공개 서한에 수천명의 예술가가 동참했다. 이들은 “출품 예정 작품 다수가 저작권이 있는 작품을 무단으로 학습한 AI 모델로 제작됐다”고 지적했다.오픈AI는 모델 훈련에 사용된 구체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NBC방송은 지브리 애니메이션 모방의 정확도가 매우 높아 스튜디오 작품이 무단 수집됐는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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