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얼굴의 아내’ 유죄평결

미국 ‘두 얼굴의 아내’ 유죄평결

입력 2013-08-20 00:00
업데이트 2013-08-20 10:2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남편 살해를 꼬드긴 악녀인가, 짜맞추기 수사와 사회 고정관념의 희생양인가?

3년 가까이 미국 안방을 떠들썩하게 한 애틀랜타 치정 살인사건 재판이 피해자 남편의 아내가 감옥에 가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조지아주 디캡카운티 법원은 19일(현지시간) 러스티 스나이더맨 피살 사건과 관련해 13가지 혐의로 기소된 스나이더맨의 아내 안드레아(37)에게 유죄평결을 내렸다.

안드레아는 살인 교사 혐의는 벗었지만 범인 체포 방해와 범행증거 은닉, 위증 등 9가지 혐의에 유죄가 인정돼 종신형과 다름없는 중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은 2010년 11월 러스티가 애틀랜타의 한 유치원 앞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안드레아의 오락가락한 진술로 범인 체포에 어려움을 겪다 그의 직장 상사인 헨리 뉴먼을 살인 혐의로 검거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경찰에 거짓 정보를 흘리고 뉴먼을 숨겨준 혐의로 안드레아를 체포하고 살인 교사 혐의로 기소했다.

시작과 결말이 뻔한 치정극쯤으로 여겨졌던 이번 사건은 살인범인 뉴먼이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정신질환 판정을 받으면서 반전을 맞았다.

안드레아는 상사와 혼외정사는커녕 눈길 한 번 준 적도 없고 살인도 직장 부하를 몰래 사랑한 뉴먼이 혼자서 저지른 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의 직장 동료들도 “안드레아처럼 착하고 바른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무죄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안드레아의 변호인은 범인 체포가 지연된 것은 안드레아에게 쓸데없는 질문만 해댄 무능한 수사관들 때문이라며 경찰을 몰아세웠다.

경찰의 부실 초동수사 논란 쪽으로 시선이 모아지면서 안드레아는 피도 눈물도 없는 가해자에서 사회의 그릇된 고정관념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쓴 피해자로 점차 바뀌어갔고, 결국 검찰은 극형까지 가능한 살인교사 혐의를 취하하기에 이르렀다.

그 대신 검찰은 평소 남들이 모르던 안드레아의 ‘두 얼굴’을 부각하면서 배심원단의 상식에 호소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검찰은 안드레아가 부적절한 관계로 의심되는 행동을 한 사실과 취조 과정에서 자주 말을 바꾸는 영상 자료를 공개하며 그를 ‘사기꾼’으로 몰았다.

이에 변호인단은 “검찰이 내세운 증거라고는 정황과 의심 밖에 없다”고 받아쳤으나, 양측의 공방을 지켜본 배심원단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이를 두고 재판 내내 침묵 속에서 싸늘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한 안드레아의 냉정한 태도가 유죄 평결을 자초한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드레아는 자신의 면전에서 검사가 “너는 거짓말쟁이야”라고 소리치며 감정을 자극했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선고공판은 20일 오전 열리며, CBS 등 일부 언론은 최대 징역 65년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핵무장 논쟁,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에서 ‘독자 핵무장’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독자 핵무장 찬성
독자 핵무장 반대
사회적 논의 필요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