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5년새 최저치 6.6%… 금리 조정기준 6.5%에 근접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는 실업률이 예상보다 빨리 떨어지면서 기준금리 조정에 대한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하기로 했다. 실업률이 목표치인 6.5% 아래로 떨어져야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는 종전 입장에서 후퇴해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국제 금융시장은 출렁거렸다.연준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통해 “지난달 28~29일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기준이 되는 실업률이 연준 목표치(6.5%)를 향해 꾸준히 떨어지면서 조만간 선제 안내 방식을 바꾸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실업률은 5년 새 최저치인 6.6%로, 목표치에 0.1% 포인트만 남은 상태여서 투자자들에게 향후 연준 결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이사들은 실질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조기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의록은 “몇몇 위원들은 연준이 지금까지 제시해 온 것보다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빨리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밝혔다. 일부 ‘매파’의 목소리이지만 연준 내에서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리 인상이 연준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조기에 올리는 것은 실물경제와 경기 회복 기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비둘기파’ 입장이 우세하게 작용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또 “상당수 참석자들은 연준이 FOMC 회의 때마다 100억 달러(약 10조 7250억원)씩 채권 매입을 축소하겠다는 점을 더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혀, 양적완화 마무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날 기준금리 조기 인상 언급 소식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6%,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65%와 0.82% 하락했다. 20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고, 유럽 증시 또한 하락세로 출발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02-21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