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소포’ 용의자는 트럼프 광팬… 反·親트럼프 격렬 충돌

‘폭탄 소포’ 용의자는 트럼프 광팬… 反·親트럼프 격렬 충돌

한준규 기자
입력 2018-10-28 23:10
수정 2018-10-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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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티커 車도배… 48년형 받을수도

민주당 “온건무당파 트럼프 심판론 합류”
공화당 “가짜뉴스로 인한 희생양” 방어
중간선거 앞두고 지지율 한달 새 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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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트럼프 진영 고위 인사와 언론에 ‘사제 파이프 폭탄’이 든 소포를 보낸 용의자 시저 세이약의 차량으로 파악된 흰색 밴의 창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들과 지지 포스터가 붙어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민주당 정치인들의 얼굴에 과녁이 그려진 게시물도 보인다.  플로리다 로이터 연합뉴스
반(反)트럼프 진영 고위 인사와 언론에 ‘사제 파이프 폭탄’이 든 소포를 보낸 용의자 시저 세이약의 차량으로 파악된 흰색 밴의 창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들과 지지 포스터가 붙어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민주당 정치인들의 얼굴에 과녁이 그려진 게시물도 보인다.
플로리다 로이터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배우 로버트 드니로 등 반(反)트럼프 진영 인물들과 미디어 등에 13개 사제 폭탄 소포를 보낸 용의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밝혀지면서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 중간선거가 친트럼프, 반트럼프로 극심한 분열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법무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바마 전 대통령 위협 등 5개 혐의로 시저 세이약(56)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세션스 장관은 세이약이 최대 48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소포 봉투에 남긴 지문과 DNA 등으로 생각보다 쉽게 세이약을 용의자로 특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세이약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개인들 앞으로 13개의 폭발물 장치가 든 소포를 각각 보냈다”면서 “그가 보낸 폭발물 소포는 ‘장난감’이 아니며, 잠재적인 폭발성 물질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범행 의도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수사당국이 압수한 세이약의 흰색 승합차 창문은 친(親)트럼프, 친공화당 메시지가 담긴 스티커로 뒤덮여 있을 정도로 광팬이었다. 그는 과거 절도, 폭행·협박 등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칠고 분열적인 발언이 낳은 폭력적인 정치 풍토가 이번 테러 사건을 불러왔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건무당파가 ‘트럼프 심판론’에 합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민주당 전략가 브래드 배넌은 “중산층인 온건 성향의 무당파는 변화를 원했지만 혼란을 원하지는 않았다”면서 “국민은 불안하고 초조하게 되면 집권당에 반대표를 던진다”며 반트럼프 지지자들의 결집을 예상했다.

이에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친숙한 타깃인 ‘가짜뉴스’, 즉 언론 탓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으며, 그의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희생양’이라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공화당은 이번 폭탄 소포 사건이 드러나지 않는 숨은 지지자, 이른바 ‘샤이 트럼프’를 불러모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이날 미 공영방송 PBS 등은 지난 21~23일 성인 9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39%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 달 전(42%)보다 3%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10-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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