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弗 받겠지만 관리는 우리 몫”
콜롬비아·페루 “아마존國 회의 열자”칠레 “유엔총회서 논의” 힘 실어주기
애플 CEO 팀 쿡도 기부행렬에 동참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을 두고 외국 정상들과 설전을 벌이던 브라질이 해외 지원금을 거부하던 기존 입장에서 선회했다. 다만 지원금을 받더라도 관리는 브라질의 몫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며 조건부 수용임을 분명히 밝혔다.
AFP통신은 27일(현지시간) 오타비우 두 헤구 바후스 브라질 대통령실 대변인이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는 해외 단체와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데 열린 입장”이라며 “중요한 점은 브라질에 들어오는 이 돈이 반드시 브라질인들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전날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아마존 화재 진압을 위해 2000만 달러(약 243억원)의 기금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식민주의적 조치’라며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고, 이튿날에는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부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러한 모욕을 철회한다면 지원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환경보호보다 개발에 찬성하는 강경 우파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아마존은 더욱 위협받고 있다. 올해 들어 브라질에서 발생한 8만 2285건의 화재 중 절반 이상이 아마존 유역에서 발생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외지인들의 무분별한 벌목과 방화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면서 “이들의 조직적인 범죄행위와 이를 눈감아 주는 정부 관료들이 아마존 열대우림 훼손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이 걸쳐 있는 페루, 콜롬비아, 볼리비아 등 이웃 국가도 브라질을 향해 산불 사태에 대한 공동 대응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촉구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마존을 지키기 위한 협약이 필요하다”며 “다음달 6일 콜롬비아에서 아마존 지역 국가들의 정상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도 다음날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아마존 산불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며 힘을 보탰다.
한편 아마존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자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도 아마존 보호를 위한 기부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19-08-29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