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서 22년 만에 사망…백신 접종률 낮아 확산 우려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브라질에서 홍역 환자까지 발생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상파울루시 보건국은 28일(현지시간) 40대 초반 남성이 홍역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에서 홍역 사망자가 보고된 것은 1997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이 남성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2017년 말에는 브라질 북부지역, 지난 2월에는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에서 홍역 환자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 때문에 브라질은 2016년 범미보건기구(PAHO)로부터 받은 ‘홍역 청정’ 인증서가 취소됐다. 이후 브라질 보건당국은 홍역 백신 접종을 서둘렀으나 접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1∼7월 전 세계에서 홍역이 발병한 건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 세계 홍역 발병 건수는 36만 4808건으로, 지난해 동기의 12만 9239건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다.
WHO는 실제 발병 건수는 보고된 건수보다 많다며 실제로는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해 항체가 없는 접촉자의 90%에서 발병한다. WHO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에서 11만명이 홍역에 의해 사망했으며 사망자 대다수가 5세 이하 어린이였다.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지만 홍역 백신이 자폐 등과 관련이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국가에서 부모들이 자녀의 접종을 꺼리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19-08-30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