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매드맨 전략’ 구사 배경은
이스라엘 숙원 돕고 美이익 챙기기유대인 사위 쿠슈너, 가자 개발 언급
‘하마스 잔존세력 재건 방지 의도도
중동 넘어 서구 우방과 신뢰 ‘빨간불’
인권 등 ‘美 헤게모니’ 붕괴 우려도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백악관 복귀 이후 네타냐후 총리를 처음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는 새 중동 구상을 발표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워싱턴DC EPA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5/02/05/SSC_20250205172502_O2.jpg.webp)
워싱턴DC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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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백악관 복귀 이후 네타냐후 총리를 처음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는 새 중동 구상을 발표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워싱턴DC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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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파나마운하 인수 등 제국주의적 영토 확장 리스트에 가자지구를 추가하며 ‘매드맨(미치광이) 전략’을 연일 구사하고 있다. 친이스라엘 행보를 노골화한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결탁해 ‘약속의 땅’을 만들고자 하는 이스라엘의 숙원을 풀어 주는 동시에 미국 이익도 챙기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는 중동 내 반미 정서를 넘어 ‘제국주의, 인종청소’ 논란 등 서구 우방들과의 신뢰에도 경고등이 켜질 수 있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무슨 권한으로 가자지구를 장악하느냐’는 질문에 “난 이것을 여러 달 동안 긴밀히 연구했고, 모든 다른 각도에서 봤다”면서 “중동의 다른 나라 정상들과 대화했고 그들도 이 구상을 매우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두 국가든, 한 국가든, 어떤 다른 국가든 그것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라며 “삶을 살 기회를 한 번도 가지지 못한 이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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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등 백악관 보좌진은 가자지구 재건에 1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주민 이주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 왔다. 이면에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과 ‘북한 해안지대 콘도 개발’을 거론했던 것처럼 부동산 개발사업가 출신인 트럼프의 야욕이 자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의 큰사위이자 투자자인 유대인 재러드 쿠슈너도 지난해 지중해 연안의 ‘귀중한’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몰아내는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고 CNN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구상에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세력이 붕괴했지만 여전히 가자지구 내 세력이 잔존한 상황에서 가자지구가 휴전으로 진공상태가 된 만큼 세력 재건을 불허하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이런 아이디어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대한 미국의 수십 년간의 기존 정책을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당장 200만명 가까운 주민들의 이주 역시 주변국 반발로 쉽지 않아 보인다.
CNN은 ‘두 국가 해법’이라는 수십 년간의 미국 정책과 국제법, 기본 인권을 무너뜨린다며 “그의 계획은 미국의 중동 평화 구축 역사상 가장 기이한 아이디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방 강대국들이 지역 주민 자치권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지도를 다시 그리고 주민들을 이주시킨 시대를 연상시킨다”며 “지정학적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열었다”고 평가했다.
2025-02-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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