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폭염에 조기 휴교령
주정부에선 물 부족 위험 경고
물벼락 맞으며 더위 식히는 인도 남성
2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한 남성이 물벼락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뉴델리의 수은주는 52.3℃까지 치솟아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05.30 뉴델리 AFP 연합뉴스
인도 기상청(IMD)은 이날 “인도에서 최고 기온이 50도를 넘은 건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라며 “이 기온이 예년에 비해 9도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전날부터 이틀째 이어졌다. 전날에는 뉴델리 교외 나렐라와 문게쉬푸르 관측소에서 낮 최고 기온이 49.9도로 집계돼 종전 최고 기록인 2002년 49.2도를 갈아 치웠다가 하루 만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총선을 앞둔 인도 정치인들은 유세 연설을 강행했고, 뉴델리 학교들은 일제히 조기 휴교령을 내렸다. 일부 시민들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자동차 핸들을 만지려다 손가락에 화상을 입었고, 수도꼭지를 돌리자 찬물 대신 뜨거운 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일부 인도인들은 ‘동양의 스위스’로 불리는 산악지대 카슈미르로 피서를 떠났지만 이곳에도 전례 없는 폭염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북서부 라자스탄주 사막지역인 팔로디에서 뜨거운 바람이 불어와 폭염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라자스탄의 주도 자이푸르의 한 병원 영안실은 폭염으로 숨진 이들의 시신들로 포화 상태가 됐다. 자이푸르 경찰은 희생자 중 상당수가 야외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노동자와 노숙자라고 밝혔다.
IMD는 어린이, 노인, 만성 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 온열질환에 유의해 얇은 면옷을 입고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뉴델리를 관할하는 델리 주정부는 물 부족 위험을 경고하면서 일부 구역 수돗물 공급을 하루 2번에서 1번으로 줄였다.
2024-05-31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