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천사’ 그녀, ‘모피 반대’ 운동까지…서희원 생전 선행 눈길

‘기부 천사’ 그녀, ‘모피 반대’ 운동까지…서희원 생전 선행 눈길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5-02-05 12:42
수정 2025-02-05 16:1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0여년간 채식하며 동물보호 운동 펼쳐
시골 마을에 ‘이동형 의료차’ 기증하기도

이미지 확대
대만 배우 쉬시위안. AP 뉴시스 자료사진
대만 배우 쉬시위안. AP 뉴시스 자료사진


대만의 ‘국민 배우’이자 가수 겸 DJ 구준엽의 아내인 쉬시위안(48·서희원)이 일본에서 독감에 이은 폐렴 합병증으로 숨져 대만 사회에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가 생전에 꾸준한 기부와 함께 동물 보호 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사실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5일 중시신문망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쉬시위안은 지난 2021년 대만 동부 화롄현의 한 병원에 ‘이동형 의료차’를 기증했다.

쉬시위안의 별명 ‘따에스(大S)’와 동생인 쉬시디(서희제)의 별명 ‘샤오에스(小S)’에서 딴 ‘따샤오에스호(大小S號)’라는 이름의 이동형 의료차는 시골 마을 곳곳을 누비며 노인과 외딴 곳에 사는 주민들을 병원으로 데려다주고 있다.

당시 병원 측은 “화롄 시골 마을의 공익에 관심을 갖고 교통 약자들을 지원해준 따에스의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지난 2일 별세한 대만의 ‘국민 배우’ 쉬시위안은 생전 동물보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사진은 쉬시위안이 지난 2009년 중국 베이징에서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아시아 지부와 협업해 채식을 홍보하는 모습. AP 뉴시스 자료사진
지난 2일 별세한 대만의 ‘국민 배우’ 쉬시위안은 생전 동물보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사진은 쉬시위안이 지난 2009년 중국 베이징에서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아시아 지부와 협업해 채식을 홍보하는 모습. AP 뉴시스 자료사진


“잔혹한 패션 안 돼” 모피 의류 회사에 편지쉬시위안은 생전 동물 보호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급진적인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위한 사람들의 모임)의 아시아 지부와 여러 차례 협업한 그는 서커스단 등에서의 동물 학대, 모피 산업 등에 목소리를 냈다.

PETA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서커스단에서 쇠사슬에 묶여 피를 흘리며 고통받는 곰의 그림을 그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홍콩, 필리핀 등에 전시해 서커스단과 동물원 등에서 벌어지는 동물 학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020년에는 모피 의류를 판매하는 중국 의류 브랜드에 직접 편지를 써서 모피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쉬시위안은 편지에서 “모피 생산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들은 평생 비좁고 더러운 우리에 갇혀있으며, 전기 충격이나 곤봉, 교사(絞死) 등 끔찍한 방식으로 죽는다”면서 “패션은 잔혹함이 아니라 쿨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어린 시절 키웠던 반려견을 생각하며 10여년 간 일체의 육류를 거부하고 채식을 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페타 아시아지부는 지난 3일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그녀는 언제나 확고한 태도와 강한 영향력으로 동물 보호 사업을 지원해왔다. SNS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생명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며 쉬시위안을 추모했다.

이미지 확대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아시아 지부가 지난 3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생전 동물보호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던 쉬시위안을 추모했다. 쉬시위안은 PETA와 협업해 서커스단에서 쇠사슬에 묶여 학대받는 곰의 그림을 그려 아시아 각지에서 전시하며 서커스단의 동물 학대 문제에 목소리를 냈다.(사진 오른쪽) 자료 : PETA 아시아지부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아시아 지부가 지난 3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생전 동물보호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던 쉬시위안을 추모했다. 쉬시위안은 PETA와 협업해 서커스단에서 쇠사슬에 묶여 학대받는 곰의 그림을 그려 아시아 각지에서 전시하며 서커스단의 동물 학대 문제에 목소리를 냈다.(사진 오른쪽) 자료 : PETA 아시아지부


‘영원한 청춘스타’의 별세…대만 애도 물결한편 대만의 3040세대 사이에서 ‘영원한 청춘스타’로 여겨지던 그의 사망에 연예계를 넘어 대만 전역이 슬픔에 잠겼다.

쉬시위안은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를 리메이크한 ‘유성화원’의 여주인공 ‘산차이’ 역할을 맡아 아시아 전역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2000년대 대만 트렌디 드라마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 ‘전각우도애’, ‘포말지하’ 등 당시 인기 청춘드라마의 주연을 꿰차며 사랑받았다.

2011년 중국인 사업가 왕샤오페이와 결혼했지만 왕샤오페이의 폭력 등으로 인한 고통과 건강 악화, 이혼 후 법정 공방 등으로 수년 간 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 그가 과거 연인이었던 구준엽과 20여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재회했고, 둘의 결혼은 한국과 대만 양국의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그러나 불과 3년 만에 두 사람이 영원한 작별을 하게 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왼쪽)과 대만 배우 쉬시위안(서희원). 유튜브 채널 ‘보그 대만’ 캡처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왼쪽)과 대만 배우 쉬시위안(서희원). 유튜브 채널 ‘보그 대만’ 캡처


대만 네티즌들은 SNS 등에서 ‘유성화원’ 등 그의 작품을 떠올리며 애도하고 있다. 그가 생전 남겼던 드라마들을 다시 찾아보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쉬시위안은 지난 2일 가족 여행으로 방문한 일본 도쿄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사인은 독감에 의한 폐렴 합병증 등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일본의 장례 규정 등 탓에 일본에서 화장 절차를 마쳤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구준엽과 쉬시디가 오는 6일 유골함을 안고 대만으로 돌아간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